LG 투수 함덕주가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
LG는 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T와 경기에서 연장 11회 10-9로 천신만고 끝에 승리했다.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이겼다. LG는 1회 4점, 3회 5점을 뽑아 9-2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3회말 3점을 허용해 9-5가 됐다. 7회까지 4점 리드가 이어졌는데, 8회 실책이 빌미가 돼 결국 9-9 동점을 허용했다.
무엇보다 임시 마무리 이정용이 9-6으로 앞선 2사 1,3루에서 등판했는데, 알포드에게 1타점 2루타와 박병호에게 2타점 동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뒷문마저 무너졌다.
이정용이 9회 1사 2루 끝내기 위기를 막아냈고, 연장 10회말 함덕주가 팀의 9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좌타자 조용호를 헛스윙 삼진, 이어 강백호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2경기 연속 홈런을 친 알포드도 루킹 삼진으로 잡아 KKK로 이닝을 끝냈다.
연장 11회초, LG는 선두타자 박동원이 안타로 출루, 보내기 번트에 이어 홍창기의 좌선상 2루타로 1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대타 이천웅이 초구에 스퀴즈 번트(안타)를 성공시켜 10-9 리드를 다시 잡았다.
연장 11회말, 함덕주는 KT 중심타선을 상대했다. 8회 동점타를 때린 박병호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김준태는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황재균은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해 4시간 47분의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함덕주는 경기 후 "팀이 어려운 상황이고, 스스로도 오랜만에 경기에 나서는 거라 더 흥분됐다. 부상에 대한 걱정이 없어서 내 공을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너무 떨렸다. 신인 첫 등판 때처럼 가슴이 쾅쾅 됐는데 최대한 티를 안 내려고 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를 따냈다. 팀이 역전패를 당할 뻔한 상황에서 뛰어난 투구였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함덕주가 마지막 2이닝을 완벽히 막아준 것이 승리의 발판이 됐다"고 칭찬했다.
함덕주는 "좋은 경기로 (시즌을) 시작한 것 같다 오늘 모습처럼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내는 것이 목표다. 박동원 선수와는 피칭만 해보고 경기에는 처음 나섰는데 우타자 몸쪽 변화구 같은 좋은 리드 덕분에 타자를 쉽게 상대할 수 있었다. 좌타자에 약하다는 말이 있어 코치님들과 슬라이더도 많이 신경 써서 연습했고, 결과적으로 오늘 자신 있게 상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팬들께 부상으로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려 실망하셨을 텐데 앞으로 남은 142경기와 포스트시즌까지 건강하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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