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투수 나균안이 “왜 나균안이 2선발이냐”라는 의문에 실력으로 응답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 2연전 2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전날 연장 11회 끝내기 역전패를 설욕하며 시즌 1승 1패를 기록했다.
승리의 주역은 선발 나균안이었다. 두산 타선을 상대로 6⅔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에 시즌 첫 승을 선물했다. 정확히 100개를 던진 가운데 스트라이크(65개)-볼(35개)의 비율이 이상적이었고, 최고 148km의 직구 아래 슬라이더, 커터, 스플리터,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곁들여 승리를 쟁취했다.
나균안은 경기 후 “(유)강남이 형이 리드를 너무 잘해줬다. 내가 원하는 코스, 구종을 잘 이해해줬다”라며 “올 시즌 첫 등판이었고, 개막시리즈에 들어간다는 자체만으로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긴장을 많이 안 하려고 했는데 막상 올라가니 긴장이 되더라. 그런데 긴장이 됐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첫 등판부터 100구를 소화한 나균안은 “체력적인 부분이 확실히 좋아졌다. 체력이 올라오면서 구위, 구종도 좋아졌다”라며 “스프링캠프 때부터 코치님들이 체력과 관련해 많은 도움을 주셨다. 투구수, 이닝 빌드업을 착실히 잘해왔다”라고 비결을 밝혔다.
나균안은 지난 2020년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해 이제 투수 4년차를 맞이했다. 1군으로만 한정 지으면 투수로 3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 나균안을 개막시리즈 2선발로 낙점한 래리 서튼 감독의 결정에 의문을 드러내기도 했다.
나균안은 “시즌 들어가기 전부터 코치님이 2선발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주위에서 ‘왜 나균안이 2선발이냐’라는 의문을 드러냈다고 하더라. 코치님은 내가 스스로 이를 증명하길 원하셨다”라며 “그런 말을 들으니 오기가 생겨서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집중력을 발휘해서 좋은 경기를 했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나균안은 7회 2사 1, 2루 위기서 신인 이태연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경기를 마쳤다. 그리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3루를 가득 메운 롯데 팬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나균안은 “잠실에 오면 소름돋는 일이 많다. 롯데 팬들은 잠실뿐만 아니라 모든 구장에 많이 오신다. 롯데 팬들의 환호성은 언제 들어도 소름이 돋고 머리가 삐쭉 선다”라고 팬들의 응원에 감사를 표했다.
나균안은 신인 이태연이 대타 신성현을 범타 처리하며 승계주자를 모두 지울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그 상황에서 (이)태연이가 올라올 거라고 전혀 생각 못했다. 태연이에게 ‘하고 싶은 대로 편하게 던져라’라는 조언을 했다”라며 “태연이가 막고 들어왔을 때 서로 얼굴을 보며 웃었다. 너무 고마워서 안아줬다”라고 후배를 기특해했다.
시즌 첫 스타트를 잘 끊은 나균안은 “올해 목표는 무조건 풀타임이다. 1군에서 선발로 풀타임을 꼭 뛰어보고 싶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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