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 or Wow’. 삼성 라이온즈의 올 시즌 캐치프레이즈다.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는 야구단의 존재 이유가 팬이라는 당연한 사실에서 시작됐다. 프로야구단으로서 승리가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승리를 뛰어넘는 팬덤(Fandom)을 만들어 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경기를 이기거나(Win), 팬들을 열광시키거나(Wow), 최소한 두 가지 중 하나를 혹은 두 가지 모두를 팬들께 드린다는 의미에서 ‘Win or Wow’가 탄생됐다. 이를 통해 Franchise(프랜차이즈)를 넘어서 FANchise(팬차이즈) 야구단이 되자는 목표를 담고 있다.
2일 대구 NC전만큼은 ‘Win or Wow’ 아닌 ‘Win and Wow’가 더 어울렸다. 0-6으로 끌려갔으나 선수들이 투지를 발휘하며 8-6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기 때문.
선발 알버트 수아레즈가 3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힘겨운 승부가 예상됐다. 에이스가 무너졌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삼성 벤치의 빠른 교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올 시즌 계투진의 핵심 역할로 기대를 모으는 이승현 듀오가 4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그사이 타선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1-6으로 뒤진 4회 이성규와 김동엽의 적시타에 이어 5회 강민호의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 아치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삼성은 6회 1사 1,3루서 김지찬의 내야 땅볼로 7-6 역전에 성공했고 구자욱의 2루수 키를 넘기는 안타 때 1루 주자 김지찬의 영리한 주루 플레이로 득점 성공.
삼성은 2점 차 앞선 8회 우규민에 이어 오승환을 투입해 8-6 승리를 지켰다. 1일 개막전에서 0-8 완패를 당하며 진한 아쉬움을 느꼈던 라이온즈 팬들은 이날 짜릿한 역전 드라마 연출에 승리와 열광을 동시에 만끽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경기 초반 선발이 무너져서 힘든 승부가 될거라고 예상했었는데 불펜의 효과적인 피칭과 포기하지 않는 타자들의 응집력으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개막시리즈에 오신 많은 관중들 앞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렸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긴 시즌 이제 겨우 시작이다. 잘 준비한 모습으로 팬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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