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승엽 감독이 호세 로하스에게 양보한 첫 승 기념구가 다시 이승엽 감독의 품으로 돌아왔다. 무슨 사연일까.
두산 이승엽 감독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개막 2연전 2차전을 앞두고 “로하스에게 준 첫 승 기념구를 다시 로하스가 가져왔다”라고 밝혔다.
두산은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 짜릿한 12-10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이승엽 감독은 지도자 데뷔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맛봤다.
두산은 9-10으로 뒤진 연장 11회말 정수빈-허경민이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찬스를 만든 뒤 로하스가 문경찬의 초구를 공략해 짜릿한 끝내기 역전 3점홈런으로 연결했다. 4시간 43분 장시간 승부의 마침표를 찍은 순간이었다.
두산은 경기 후 이 감독의 첫 승이자 로하스의 첫 홈런 기념구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경호 업체가 외야에서 로하스의 홈런공을 잡은 팬에 양해를 구하며 공이 주인을 찾을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전날 “첫 승 기념구는 로하스를 줄 것이다. 로하스도 첫 홈런이다. 난 내일(2일) 두 번째 승리에서 받으면 된다”라고 활짝 웃어 보였다.
그러나 돌고 돌아 이승엽 감독이 다시 기념구를 갖게 됐다. 이 감독은 “로하스가 본인은 어제(1일) 첫 안타 기념구를 받았으니 괜찮다며 첫 승 기념구를 케이스에 넣어 가져왔다”라며 “정말 선수한테 주려고 했는데 다시 가져왔으니 감사히 잘 받겠다. 아무래도 지도자 첫 승리 기념구라 의미가 남다르다. 소중히 잘 간직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아울러 “어제 경기는 이겼으니 다행이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줬다. 5점 차도 따라갈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다음에도 혹시 끌려가는 경기를 하더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라고 개막전 승리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두산은 이날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호세 로하스(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양의지(포수)-김인태(우익수)-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이유찬(유격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최원준이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