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시절 오타니 쇼헤이의 라이벌이었던 일본인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29)가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에서 난타를 당했다. 최고 160km 강속구도 소용없었다.
후지나미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2⅓이닝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시범경기에서 5경기(18⅔이닝) 3승 평균자책점 3.86 탈삼진 20개로 괜찮은 성적을 낸 후지나미였지만 본경기는 달랐다.
1회 테일러 워드와 마이크 트라웃을 연속 삼진 처리한 뒤 동갑내기 일본 선수 오타니 쇼헤이를 1루 땅볼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시작할 때만 해도 좋았다. 2회에도 헌터 렌프로, 제이크 램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연속 삼자범퇴했다.
그러나 3회 한순간에 무너졌다. 선두타자 루이스 렌기포에게 내준 볼넷이 발단. 지오 어셀라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로건 오하피에게 좌익수 키 넘어가는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선취점을 내준 후지나미는 워드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추가 실점했다. 트라웃에게 볼넷을 주며 이어진 무사 만루에선 오타니에게 좌측 펜스를 직격하는 ‘홈런성 단타’로 또 1실점했다.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앤서니 렌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어렵게 첫 아웃카운트를 잡고 1점과 맞바꿨다. 그러나 렌프로에게 볼넷을 주면서 또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램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은 뒤 1사 1,3루에서 강판됐다. 다음 투수 아담 올러가 후속타를 맞으면서 후지나미가 남긴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후지나미의 실점은 8점으로 크게 불어났다. 에인절스는 3회에만 타자 일순으로 대거 11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총 투구수 55개의 후지나미는 최고 99.6마일(160.3km), 평균 97.9마일(157.6km) 포심 패스트볼(20개) 외에 슬라이더(18개), 스플리터(14개), 스위퍼(3개)를 구사했다. 공은 빨랐지만 타자들이 치기 좋은 코스로 공이 몰리면서 집중타를 맞았다. 제구 불안까지 겹치면서 순식간에 무너졌다.
고교 시절 오타니의 라이벌 관계였던 후지나미는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10시즌 통산 189경기(994⅓이닝) 57승54패11홀드 평균자책점 3.41 탈삼진 1011개를 기록했다. 2013년 데뷔 첫 해부터 한신 주축 선발로 자리잡았다. 2015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고,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대표팀에도 발탁됐지만 이후 극심한 제구 난조로 성장이 지체됐다.
하지만 2020년 개인 최고 162Km 강속구를 뿌렸고, 지난해 16경기(66⅔이닝) 3승5패 평균자책점 3.38 탈삼진 65개로 반등 가능성을 보였다. 시즌 막판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보였고, 구단의 포스팅 허락을 받아 오클랜드와 1년 325만 달러에 계약했다.
오클랜드의 개막 두 번째 경기 선발로 나설 정도로 높은 기대를 받았지만 데뷔전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