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을 수상자인 트레버 바우어(32·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가 일본에서도 괴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바우어는 지난 2일 자신의 SNS를 통해 깜짝 팬 사인회를 알렸다. DeNA 2군 구장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스타디움에서 오후 12시15분부터 30분까지 15분간 사인을 할 것이라고 공지한 뒤 “나를 만나러 오라”고 적었다.
바우어가 SNS를 올린 시간은 사인을 시작하기로 예고한 시간으로부터 1시간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명 이상 팬들이 구장을 찾아 바우어에게 사인을 받고 사진 촬영을 하며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바우어는 “시간이 촉박한 공지에도 불구하고 100명 넘는 팬들이 왔다. 감사하다.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어 정말 좋았다”며 “내일(2일)은 정오부터 200명의 팬들에게 선착순으로 사인하겠다”며 다시 한번 사인회를 예고했다.
그러면서 바우어는 “못 오는 분들은 트레버 바우어 공식 팬클럽에 가입하면 된다. 시즌 내내 이와 같은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앞으로 만날 기회가 더 많을 것이다”며 직접 팬클럽 가입까지 유도했다. 구단 최초의 선수 개인 팬클럽으로 연회비만 220만엔에 달한다. 특별 라운지에서 경기를 관람하면서 바우어의 사인 유니폼과 사인볼 등 각종 상품이 혜택으로 주어진다.
메이저리그 스타 출신다운 팬서비스는 박수받아 마땅하지만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지난달 14일 DeNA와 1년 400만 달러에 계약한 바우어는 24일 입단 기자회견에서 “거의 쉬지 않고 홀로 훈련해왔다. 이전보다 힘이 넘치고 구속도 빨라졌다”며 4월 중순 데뷔를 자신했다.
그러나 바우어는 26일 연습 중 오른쪽 어깨에 당김 증세를 보여 시즌 준비에 제동이 걸렸다. 2군에서 실전 등판도 미뤄졌다. 재활조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계속 컨디션을 확인하며 조정하는 중이다. 이에 팬들 사이에선 “사인회도 좋지만 빨리 던지는 것을 보고 싶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바우어는 지난 2012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2021년까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LA 다저스에서 뛰며 10시즌 통산 222경기(1297⅔이닝) 83승69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79 탈삼진 1416개를 기록한 특급 투수. 실력은 뛰어나지만 개성이 강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출 행동으로 크고 작은 논란을 일으켰다.
2020년 신시내티에서 사이영상을 받은 뒤 다저스와 3년 1억200만 달러에 FA 계약했지만 2021년 6월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뒤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끊겼다.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고, 메이저리그 징계도 항소를 거쳐 324경기에서 194경기로 완화돼 올해 50경기가 지난 시점부터 경기 출장이 가능했다. 그러나 논란 후에도 반성하지 않는 모습에 실망한 다저스가 지난 1월 바우어를 방출했고, 메이저리그 어느 팀에서도 찾지 않자 일본 무대로 넘어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