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의 '엘리트 재능'…준비된 배지환의 폭풍질주, 가치도 덩달아 오른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4.01 20: 40

모두가 깜짝 놀란 활약이었다. 하지만 배지환(24)은 준비된 재능이었고 그 사실을 개막전부터 보여줬다.
배지환은 지난달 31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2023시즌 개막전에 8번 2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활약을 펼쳤다. 이날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의 활약을 펼쳤고 팀도 5-4로 승리했다
올해 피츠버그의 주전 2루수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내야수 로돌포 카스트로의 몫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데릭 쉘튼 감독의 택한 개막전 2루수는 배지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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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배지환은 자신의 재능을 모자람 없이 모두 펼쳐 보였다. 모두가 놀란 것은 당연했다. 이날 배지환은 161km의 평균 구속을 자랑하는 강속구 선발 헌터 그린을 시종일관 흔들었다. 
3회 첫 타석에서 2루수 쪽으로 흐르는 절묘한 기습번트로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투수 앞에서 큰 바운드로 튀어 올랐고 그 사이 1루에 도달했다. 4회에는 그린의 초구 99.2마일(159.6km)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측 선상에 떨어지는 라인드라이브 2루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기습적인 3루 도루까지 감행해서 성공시켰다.
4-4 동점이던 8회에는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고 2루 도루에 성공, 한 경기 2도루를 기록했다. 
결국 배지환의 도루 이후 오스틴 헤지스의 희생번트, 오닐 크루즈의 좌익수 희생플라이가 나왔고 배지환은 홈까지 밟았다. 5-4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모두가 놀랐지만 배지환은 언제나 주루플레이에 자신감이 있었다. 데이터도 과거부터 배지환의 발을 주목했다. 지난해 MLB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배지환의 스프린트 스피드는 초당 29피트(약8.83m)로 빅리그 전체 상위 10%에 해당했다. 
배지환은 이미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스피드에 관해서는 일가견이 있었고 이 지점을 최고의 능력이라고 평가 받았다.미국 스포츠매체 ‘CBS스포츠’는 ‘배지환은 8번 타순에 있었지만 피츠버그의 모든 공격의 중심이었다’라며 ‘베이스에 도착할 때 자신의 스피드를 보여줬다’라고 설명했다. 
‘MLB.com’ 피츠버그 담당 저스티스 델로스 산토스 기자는 ‘배지환은 단타, 2루타, 볼넷으로 3번 출루해 도루 2개를 성공했다. 쉘튼 감독은 2루에서 누가 뛸 것인지에 대해 매치업과 경쟁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배지환은 엄청난 첫인상을 남겼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배지환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스피드업 규정에 따라 견제 횟수가 제한되면서 발 빠른 주자들에게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두 번의 견제만 허용되고 3번째 견제가 실패하면 주자는 자동으로 진루할 수 있다. 즉 스피드라는 확실하고 의미있는 툴을 가진 배지환에게 날개를 달 수 있는 규정인 셈이다. 여기에 부상 방지를 위해 베이스 크기도 커진 만큼 주자들에게 더 유리해졌다.
단 1경기지만 배지환의 진정한 가치를 확인했고 앞으로 이 가치가 더 높아질 이유도 증명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 가장 역동적인 선수로 배지환은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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