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승엽 감독이 지도자 데뷔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맛봤다.
두산 베어스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 짜릿한 12-10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데뷔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맛봤다.
3-8로 뒤진 채 7회를 맞이한 두산. 패색이 짙었지만 포기는 없었다. 7회 이유찬의 희생플라이, 로세 로하스의 적시타, 그리고 김재환의 3점홈런을 묶어 동점을 만들었고, 8회 이유찬의 스퀴즈번트로 경기를 뒤집었다.
두산은 9회 마무리 홍건희의 난조로 다시 동점을 허용하며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그리고 11회 위기서 잭 렉스에게 적시타를 허용, 다시 9-10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포기는 없었다. 정수빈-허경민 90듀오가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밥상을 차린 뒤 로하스가 문경찬의 초구를 공략해 짜릿한 끝내기 역전 3점홈런으로 연결했다.
다음은 극적인 승리로 데뷔 첫 승을 맛본 이승엽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승리 소감은
힘들다는 표현으로 부족하다. 목이 다 쉬었다. 한 경기가 너무 길었다. 사실 승리를 한 것보다 5점 차이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두산의 힘을 느껴서 좋았다. 역전, 재역전을 하는 과정에서 경기가 조금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연장에서 승리했다. 일반적인 승리와는 다른 기분이다. 정말 의미 있는 승리다.
-작전 야구가 잘 이뤄졌는데
잘 된 부분이 많지만 반성할 부분도 많다. 선두타자 볼넷이 오늘만 5개가 나왔다. 또 볼넷이 10개가 넘었다. 11회 실점도 이병헌 선수가 두 번째 타자한테 볼넷을 주면서 나왔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실수를 자꾸 줄여나가야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 생각지도 못한 출루를 자꾸 허용하면 모든 사람들이 힘들어진다.
-알칸타라가 4이닝 만에 교체됐다
사실 믿었다. 일본에서 2년을 뛰고 왔지만 그 전에 20승을 거둔 투수다. 물론 본인도 오랜만에 등판이었기 때문에 긴장감이 있었을 것이다. 나쁘게 생각하진 않는다. 다음 등판 또 좋은 투구를 기대한다.
-경기 후 첫 승 세리머니를 한 소감은
선수 때보다 더 좋다. 물론 선수 때도 끝내기 홈런을 치면 좋았고 동료가 잘하면 좋았지만 지금은 뭔가 애틋한 마음이 든다. 동료가 아닌 스승과 제자이기 때문에 기분이 더 좋았다.
-로하스, 김재환 등 홈런타자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오늘 로하스를 2번에 기용하려고 했는데 타격파트와 상의 끝 상대 좌완투수가 이태연밖에 없어서 로하스와 김재환을 붙였다. 적중했다. 양의지 또한 홈런은 없었지만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3, 4, 5번이 끝내주는 타격이었다. 모든 선수들이 훌륭한 플레이를 해줬다.
-첫 승 기념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로하스를 줄 것이다. 로하스도 첫 홈런이다. 난 두 번째 승리에서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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