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겨우내 지옥훈련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시작된 지옥훈련은 시범경기까지 이어졌다.
강도 높은 훈련은 기나 긴 시즌을 버티기 위한 롯데의 고육책이었다. 지난해 시즌 초반에는 거침없이 치고 올라갔다. 지난해 14승1무9패, 2위로 4월을 마무리 했다. 그런데 4월 이후 내리막을 탔고 8위에 머물렀다.
주전급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4월의 기세가 오래가지 못했다. 부상은 공백을 초래했고 체력 문제로 연결됐다. 결국 시즌 후반 내리막길을 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긴 시즌을 버티지 못한 총체적 난국이었다.
결국 롯데는 프런트 주도로 체력 훈련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스프링캠프부터 김현욱 트레이닝코치의 주도 아래 투수와 타자들의 컨디셔닝 강도를 높였다. 지옥훈련으로 불렸고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 가리지 않고 훈련량에 혀를 내둘렀다. 언젠가는 결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품게 하는 것도 중요했는데 일단 선수단은 이를 묵묵히 따라왔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시범경기 동안 선수단의 컨디션과 페이스는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특히 타자들 쪽에서 타격감이 빠르게 올라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롯데의 훈련량은 시범경기에서도 많이 줄지 않았다. 정규시즌을 대비하기 위한 작업이 계속됐다.
시범경기 성적은 당연히 좋지 않았다. 4승1무8패에 머물렀다. 그래도 시범경기 막판에는 타자들의 컨디션도 많이 올라왔고 투수진 역시 점점 밸런스를 잡아갔다. 래리 서튼 감독은 “일단 지금 부상 선수 없이 시즌에 돌입하는 게 고무적이다. 선수들이 많은 훈련량을 잘 따라와줬다. 지금 선수들의 체력 상태는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주장 안치홍은 “사실 시범경기까지 선수들 대부분 힘들어 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많이 다운이 됐다”라면서도 “그래도 시즌 처음부터 치고 나간다는 생각보다는 조금씩 점점 계속 끌어올릴 수 있는 컨디셔닝 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코치님을 잘 따라가다 보면 계획대로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마지막 시범경기를 하면서 선수단 분위기도 조금은 올라온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서튼 감독은 긴 장기 레이스를 펼치고 초반만이 아니라 꾸준히 체력과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당부이자 강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스프링캠프처럼 시즌 때는 많은 양의 컨디셔닝과 체력훈련을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시즌 때는 선수들이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몸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휴식도 잘 취하고 식단도 관리해야 한다. 물론 매일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없겠지만 6개월 동안 체력을 유지하려면 몸을 잘 관리해줘야 한다. 선수들이 그렇게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모든 초점은 결국 가을야구에 맞춰져 있다.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등 FA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170억 원을 투자했고 많은 방출 선수들까지 수집했다. 이 선수들을 데리고 훈련량도 역대급으로 가져갔다. 롯데는 지난 겨울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다 했다. ‘봄데’의 오명은 잊혀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제 롯데의 시선은 무조건 가을야구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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