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1위로 반란을 예고한 한화가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큰 산을 만난다. 지난해 KBO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은 안우진(24)이 키움의 개막전 선발로 한화를 상대한다.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한화와 키움의 2023시즌 개막전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매치다. 지난겨울 FA, 트레이드로 전력 보강을 하며 시범경기 1위(9승3패1무)로 마친 한화의 기세가 KBO리그 최고의 투수 안우진 상대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한화도 새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를 선발로 내세워 맞붙을 놓았다.
FA 계약으로 한화 유니폼을 새로 입은 채은성은 안우진 공략 포인트에 대해 “어떻게 다리라도 집어 넣어야죠”라는 농담을 하며 웃은 뒤 “야구는 분위기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안우진이) 최고의 투수인 것은 맞고,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굳이 지고 들어갈 필요 없다. 중요할 때 하나씩 치고 점수가 쌓이면 야구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화로선 채은성의 한 방을 기대할 만하다. 지난해 LG 소속이었던 채은성은 안우진과 9차례 대결에서 9타수 3안타를 쳤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안우진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는 등 좋은 기억도 있다.
안우진은 지난해 한화전 2경기에서 1승을 거두며 12이닝 5피안타 6볼넷 21탈삼진 2실점 평균자책점 1.50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 비록 안우진을 공략하진 못했지만 한화가 키움을 이긴 경기가 있었으니 4월26일 대전 경기였다.
당시 안우진은 6이닝 11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5회까지 안우진에게 삼진 9개를 당하며 무득점으로 막힌 한화는 6회 2사 1,2루 첫 찬스에서 노시환의 우중간 2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7~8회 키움 불펜을 공략해 5-2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안우진을 무너뜨리지 못해도 어느 정도 대등하게 승부하면 경기 후반에 기회가 올 수 있다.
키움의 방망이를 봉쇄하는 것도 중요하다. KBO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주장을 맡고 있는 불펜투수 정우람은 “정후는 빨리 메이저리그에 가야 한다”며 웃은 뒤 “정후 앞에 주자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투수들도 좋으니 잔실수만 줄이면 키움뿐만 아니라 어느 팀과도 충분히 좋은 경기 내용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시범경기 1위 결과도 자신감을 갖게 한다. 2년 전에도 시범경기 1위(6승1패)였지만 그때보다 더 많은 경기를 했고, 내용이 훨씬 좋아졌다. 정우람도 “2년 전에는 물음표가 많았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 분위기를 탔던 것도 없지 않았다. 올해는 우리가 시범경기 1위를 목표로 한 것도 아니고, 각자 준비한 것을 중심으로 매 경기 집중한 결과다. 경기력이 확실히 달라졌고, 시범경기 1위를 했다고 해서 들떠있지도 않다. 지금 모습으로 4~5월 잘 보내면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반등을 예고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