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에서 보기 드문 ‘노룩(No Look)’ 캐치가 나왔다. 마운드에 있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도 양팔을 번쩍 들고 놀라워했다.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2023시즌 개막전. 5회 오클랜드 선두 타자 제이스 피터슨이 에인절스 선발투수 오타니 상대로 우측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렸다.
에인절스 우익수 헌터 렌프로가 타구 판단을 잘못한 듯 반대 방향에서 뒷걸음질치며 쫓아갔다. 그대로 렌프로의 키를 넘어 펜스 앞으로 향하는 장타성 타구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렌프로는 타구를 등진 채 글러브를 낀 왼팔을 쭉 뻗어 공을 잡아냈다. 공을 제대로 보지 않고 감각적으로 ‘노룩’ 캐치한 것이다. 마운드에서 타구를 바라보던 오타니도 양팔을 들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노룩 캐치 후 멋쩍은 웃음을 지은 렌프로. 계획된 플레이는 당연히 아니었다. ‘MLB.com’에 따르면 렌프로는 “타구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잡은 것이다”고 인정하며 “나의 커리어에 있어 가장 이상한 캐치였다. 잡아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오타니도 “100% 안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잡아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중견수 마이크 트라웃도 “내가 본 것을 믿을 수 없다. 지금까지 그런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덕아웃에서 리플레이로 보니 정말 놀라웠다”며 노룩 캐치를 보고도 믿기지 않아 했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좌타자의 타구는 보통 우측 파울 라인 쪽으로 휘지만 바람에 의해 우중간으로 휘었다. 좌타자에게서 좀처럼 나오지 않는 타구 회전이었다”며 노룩 캐치에 대해 “우리가 가르치는 방식은 아니지만 굉장한 플레이였다”고 렌프로의 대처 능력을 칭찬했다.
지난 2016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데뷔한 우타 외야수 렌프로는 탬파베이 레이스, 보스턴 레드삭스,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치며 메이저리그 7시즌 통산 701경기 타율 2할4푼 586안타 157홈런 394타점 OPS .790을 기록한 거포. 지난해 11월 트레이드로 에인절스에 왔고, 이날 이적 첫 경기에서 진귀한 노룩 캐치로 화제가 됐다.
그러나 기대했던 타격에서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고, 에인절스는 개막전에 1-2 역전패를 당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