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의 7전 전승 우승을 이끌며 MVP에 오른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도 특급 투구를 했다. 그러나 어김없이 팀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승리가 불발됐다.
오타니는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즌 개막전에 선발등판, 6이닝 2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불펜이 1점 리드를 지키지 못해 승리가 불발됐다. 에인절스는 1-2로 역전패했고, 오타니는 개막전 승리를 다음 기회로 또 미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 오타니는 1회부터 6회까지 매 이닝 삼진을 잡으며 오클랜드 타선을 압도했다. 최고 100.7마일(162.1km), 평균 97.8마일(157.4km) 포심 패스트볼(32개)보다 스위퍼(45개), 스플리터(13개), 슬라이더, 싱커, 커브(이상 1개) 등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았다. 탈삼진 10개 중 8개가 헛스윙으로 타자들이 맥을 못 췄다.
유일한 위기는 4회. 1사 후 알레디미스 디아즈에게 안타, 세스 브라운에게 2루타를 맞아 1사 2,3루에 몰린 오타니는 헤수스 아귈라를 몸쪽 싱커로 헛스윙 삼진 잡은 뒤 라몬 로레아노를 이날 경기 최고 구속 100.7마일(162.1km)로 헛스윙 삼진 아웃시켰다. 1사 2,3루 위기를 실점 없이 극복한 오타니는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그러나 타선 지원이 미비했다. 5회 1사 3루에서 포수 로건 오하피의 1타점 좌전 적시타가 유일한 득점 지원. 오타니가 내려간 뒤 지미 허겟이 7회를 실점 없이 막았지만 8회 애런 루프가 에스테우리 루이즈에게 안타, 토니 켐프에게 중견수 키 넘어가는 큼지막한 1타점 2루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오타니의 승리가 날아간 순간. 덕아웃에서 한숨을 내쉬는 오타니의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라이언 테페라가 구원등판했지만 디아즈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으면서 1-2로 역전당했고, 이날 경기 최종 스코어가 됐다. 개막전부터 뼈아픈 역전패. 오클랜드 상대 개막전 5연패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선발투수이자 3번 지명타자로도 나선 오타니는 1회 오클랜드 좌완 선발 카일 뮬러와 8구 승부 끝에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 당했다. 하지만 4회 무사 1루에서 뮬러의 2구째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전 안타를 쳤다. 타구 속도 111.6마일(179.6km)로 총알 속도였다.
6회에는 우완 잭 잭슨과 풀카운트 승부에서 하이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 8회 2사 2루에선 자동 고의4구로 1루에 걸어나갔다.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2출루 경기를 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