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제안③]’리틀 쿠바’가 분석한 일본투수 투구 비밀…’체형에 맞는 과학이 있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23.03.31 09: 25

<사진>2023 WBC에서 우승을 차지한 일본 대표선수들.
-일본 투수들의 투구 동작을 배워야 한다
-'한국형 투구 지도법'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리틀 쿠바’ 박재홍(50.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아마야구 시절 투타에서 맹활약한 국가대표였다. 지금의 오타니(LA 에인절스)처럼 타석이면 타석, 마운드면 마운드에서 실력발휘를 했던 ‘이도류’였다. 프로에 입문하면서 타격에 전념하게 됐지만 대학교때까지 시속 140km 후반대의 강속구와 제구력을 갖춘 투수로도 유명했다. 타격에 더 재능을 발휘, ‘리틀 쿠바’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투수로도 날카로웠다.
그런 그가 최근 한국야구가 일본에 참패한 원인인 ‘투수력의 절대 열세’에 대한 정밀진단을 내놔 눈길을 끈다. 박재홍 해설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빵형의 잘하자)에서 이번 WBC에서 우승에 기여한 일본 국가대표 투수들의 투구를 집중 분석했다.
박재홍 위원은 먼저 일본 대표 투수들의 와인드업 동작에 초첨을 맞췄다. 그는 “일본 투수들의 투구 동작을 보여주면서 한결같이 와인드업 도중 다리를 든 채 한 번 멈춤 동작을 한 후 릴리스에 들어간다”면서 “이 동작은 투수들이 제구력 향상과 볼회전수를 높인다”고 진단했다. 한국야구에서는 자칫 보크 판정을 받을 수도 있어 투수들이 거의 하지 않는 동작이지만 일본 투수들은 한결같은 동작으로 보크를 피하면서 컨트롤과 회전수를 더 높인다는 분석.
박 위원은 “한국과 일본 투수들은 구속이 비슷해도 일본 투수들의 볼끝이 훨씬 좋다. 회전수의 차이 때문이다. 키킹 동작에서 한 번 멈췄다가 나오면서 타깃(던질 지점)을 정확하게 겨냥할 수 있고 공을 끝까지 눌러서 던지면서 회전수가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일본 대표 투수들의 회전수가 대부분 2400rpm 이상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특급 투수 수준이라고.
따라서 “체격이 비슷한 한국 투수들도 일본 투수들의 투구 동작에서 배워야 한다”면서 “오타니와 사사키 등은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같이 중간 멈춤 없는 투구폼이지만 체형이 그들과 비슷하기에 가능하다”고 덧붙인다. 대부분 중간 멈춤 없이 던지는 한국 투수들은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컨트롤과 구위 모두 무너지지만 일본 투수들은 항상 밸런스가 일정해 부상위험도 줄이며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사진>좌완 투수 이마나카가 일본 '국내파'의 핵심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모습.
이처럼 박위원의 분석처럼 한국투수들이 투구하려면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야구에는 제대로 된 투구 지도법이 없다. 프로야구가 출범한지 40년이 넘었지만 제대로 된 코칭 교과서가 없다. 그야말로 경험치에 기댄 주먹구구식 지도만이 있을 뿐이다. 프로도 이 정도이니 유소년 야구는 더 한심하다.
한마디로 한국야구 ‘투수교본’이 필요하다. 유소년부터 프로까지 아우르는 매뉴얼이 절실하다. 하루빨리 투수 전문가들이 모여서 함께 토론하고 연구하고 논의, 제대로 된 투구 지도법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유소년부터 프로까지 보급해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야구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지금의 수모를 씻어낼 수 있다.
<사진>국가대표시절 강타자로 맹활약, '리틀 쿠바'라는 별명으로 불린 박재홍(오른쪽) 해설위원이 후배선수인 이정후(키움)와 시즌 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박선양 스포츠1국장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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