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토바이’가 다시 시동을 걸었다. 쾌속 질주할 준비를 마쳤다.
한화 외야수 노수광(30)은 인상적인 시범경기를 보낸 선수 중 한 명이다. 9경기에서 20타수 7안타 타율 3할5푼 3타점 7볼넷 4삼진으로 출루율 5할1푼9리를 기록했다. 한화 전체 타자 중 최고 출루율.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노수광의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2021년 처음 팀에 왔을 때 노수광에게 기대한 모습이 보인다. 짧고 간결한 스윙이 다시 나오고 있다. 캠프 때부터 꾸준히 좋은 타격감이다. 발 빠른 선수인 만큼 상위 타선에 들어갈 후보”라고 말했다.
지난 2017~2018년 SK(현 SSG)의 풀타임 1번타자로 활약한 노수광은 2020년 시즌 중 한화로 트레이드된 뒤 침체기를 보냈다. 지난해 117경기 타율 2할2푼9리(315타수 72안타). 4홈런 30타점 32볼넷 107삼진 출루율 2할9푼9리로 1군 선수로 자리잡은 2016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을 마친 뒤 대전 마무리캠프 때부터 노수광은 타격폼 수정에 들어갔다. 지난 2016년 KIA 시절 주전으로 도약할 때 폼으로 돌아갔다. 준비 동작에서 곧추 세웠던 배트를 어깨로 눕혔고, 자세를 낮춰 홈플레이트에 바짝 붙은 것처럼 보인다. 이전보다 스윙이 더 빠르고 간결하게 나오면서 정확도가 높아졌다.
노수광은 “공을 더 잘 보고 싶어서 타격폼을 바꿔봤다. 2016년 KIA 있을 때 폼이다. 그때 당시 떨어지는 공에 약했는데 누워서 치던 이대형 선배 인터뷰를 보고 변화를 줬다. 이대형 선배 폼을 따라한 것은 아니고 선배가 인터뷰한 내용을 보고 참고했었다. 그 뒤로 공 보는 것도 괜찮아지고, 컨택도 잘됐었다”고 떠올렸다. 그해 노수광은 77경기 타율 3할9리(207타수 64안타) 4홈런 30타점 출루율 3할7푼3리로 활약하며 주전 선수로 스텝업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노수광의 폼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폼은 확신이 들지 않았다. 배트를 세우고 치는 폼에선 손이나 어깨에서부터 힘이 들어갔다. 편하게 치기 위해 배트를 눕히게 됐다. 스윙 궤적보다 편한 자세가 우선이었다. 예전 폼과 완전히 똑같이는 아니더라도 비슷하게 한다”며 “시즌이 끝나자마자 타격코치님들과 상의해서 그때 영상을 보며 준비했다. 코치님들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해서 겨울 내내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타격폼 수정 효과는 확실하다. 가장 큰 목적이었던 공 보는 것이 편해졌고, 볼넷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좌투수 상대로 약점을 보였는데 시범경기에선 11타수 6안타로 오히려 우투수 상대보다 더 강했다. 그는 “이전까지 좌투수 상대로 잘 안 맞아 부담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불편함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 역할도 중요하다. 주 포지션이 좌익수이지만 올 시즌은 중견수로도 자주 나서야 할 수 있다. 그는 “좌익수를 오래 해서 조금 더 편한 느낌이 있지만 중견수로 많이 봤기 때문에 자신 있다. 어느 자리에 나가든 최대한 집중해서 잘하려 한다”고 말했다. 수비가 약한 선수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수베로 감독은 “지난해 리그 좌익수 중 수비 지표가 가장 좋았던 선수가 노수광이다”며 신뢰하고 있다.
올 시즌을 마치면 노수광은 첫 FA 자격도 얻는다. 여러모로 중요한 시즌이지만 노수광다운 야구를 보여주는 게 우선이다. 그는 “몇 년간 타석에서 끈질긴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올해는 끈질긴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 팀도 확실히 좋아졌다. 젊은 선수들이 마냥 치고 받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생각하면서 꼼꼼하게 하기 시작했다”는 말로 팀과 함께 반등을 자신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