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베테랑 외야수 추신수(41)가 KBO리그 3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앞선 두 번의 시즌보다 감은 좋다. 여유도 생겼다.
추신수는 올해 처음으로 정상적으로 캠프를 보냈다. 시작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몸을 만들었다. 그래서일까. 시범경기 기간 타격감도 괜찮았고, 외야 수비 때에는 송구 컨디션도 좋았다.
미국 플로리다 1차 캠프 때부터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이후 인천SSG랜더스필드 그라운드 공사로 시범경기 내내 원정을 다니느라 피로도가 적잖게 쌓였지만, 준비는 잘 됐다.
아픈 곳 없이 캠프 시작부터 끝까지 마친 것만으로도 성공이다. 추신수는 지난 2년간 캠프를 온전하게 보내지 못했다. KBO리그 입성 첫 해여서 늦었고, 두 번째 시즌은 팔꿈치 수술을 받고 회복하느라 캠프 막판에 합류했다.
KBO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고, 캠프를 온전히 보내지 못한 만큼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16시즌 동안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지만, 새로운 환경은 누구에게나 낯설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추신수 스스로도 여유가 생겼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는 “ 지난 두 시즌보다 확실히 여유가 생겼다. 그동안 시즌에 맞추기 위해 몸 상태나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밀어붙이는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더 컨디션에 신경을 썼다. 관리가 필요할 때는 한 발 물러서서 몸 관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추신수는 “컨디션을 급하게 끌어올릴 필요 없이 시즌에 맞춰 준비할 수 있었고, 팔 또한 시즌에 맞춰 시합에 나갈 수 있는 상태로 만들 수 있었다. 이제 적은 나이도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면 밀어 붙이기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록 시범경기일 뿐이지만 결과로 추신수의 컨디션이 어떤지 보이고 있다. 10경기에서 타율 3할8푼5리 1홈런 2타점을 올렸다. 볼넷은 7개 골랐다.
지난 2022년 시범경기 때에는 타율 1할6푼7리, 2021년에는 타율 2할7푼8리였다. 눈에 띄게 타율이 올랐다. 일찍부터 타격 컨디션을 잘 만들어뒀다. 물론 정규시즌은 다르고, 좋은 타격감을 꾸준히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지만, 지난 2년의 시간과 비교하면 긍정적인 부분이다.
김원형 감독은 “몸을 잘 만들어뒀다. 캠프 첫 날부터 이미 다 만들어진 상태였다. 그래서 지금까지 좋게 이어지는 듯하다”고 추켜세웠다.
추신수는 “잘 맞은 안타도 있지만 코스성 안타도 있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보이는 성적보다는 타석에서의 느낌이나, 바꾸고자 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들에 집중하고 있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기대를 모은 외야수 하재훈이 캠프 기간 부상을 입었다. SSG에 아쉬운 상황이다. 추신수의 책임감은 그래서 더 커졌다. 그는 “이게 야구라고 생각한다. 우리 계획대로 시즌을 준비하기도, 마무리하기도 어렵다”며 “작년에 우리가 우승을 했던 것은 누군가가 빠졌을 때 부족함 없이 메우는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신수는 “주요 선수가 빠지게 되면 팀에게도 개인에게도 마이너스지만, 또 누군가가 대신해줘야 한다. 누구에게는 불행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또 기회가 될 것이고,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도록 모두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올해도 톱타자로 뛴다. 또 몸 상태가 좋은만큼 외야(우익수) 수비도 많이 나가게 될 것이다. 그는 “지난 2년과 똑같은 마음가짐이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 하는게 나와 (김) 강민이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묵묵하게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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