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멕시코 국가대표로 활약한 LA 에인절스 패트릭 산도발(27)이 팀 동료 오타니 쇼헤이(29)와의 맞대결을 회상했다.
일본매체 데일리스포츠는 지난 30일 “일본이 3개 대회만에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한 제5회 WBC. 멕시코 대표팀 투수 산도발은 결승전에 오른 일본과 미국을 가장 힘들게 한 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타니 쇼헤이, 미겔 로메로와 함께 올 토너먼트 팀에 선출된 좌완투수는 격렬했던 경기를 회고했다”라며 산도발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산도발은 멕시코 대표팀으로 출전해 1라운드에서 미국, 준결승에서 일본을 상대로 등판했다. WBC 성적은 2경기(7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1.23으로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멕시코는 준결승에서 만난 일본을 상대로 9회초까지 리드를 지켰지만 9회말 무사 1, 2루에서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에게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뼈아픈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산도발은 끝내기 패배 당시 덕아웃 오른쪽 끝, 1루 베이스에 가까운 계단에 앉아서 경기를 보고 있었다.
가슴 쓰린 패배를 떠올린 산도발은 “괴로운 패배였다. 울고 있는 선수도 있었다. 멕시코가 준결승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고 멕시코에서 많은 팬들이 응원을 왔다. 우리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감정적일 수밖에 없었다”라고 당시의 아픔을 이야기했다.
일본은 오타니, 무라카미,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등 주축타자들이 대부분 좌타자로 구성됐다. “너무 설랬다. 일본 타선을 상대로 던지는 것이 기대됐다”라고 말한 산도발은 “스카우팅 리포트의 정보량은 많지 않았다. 포수와 이야기하며 내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왼손 타자에게 슬라이더가 큰 무기가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체인지업을 제대로 던질 수 있었던 것도 컸다. 직구도 평소보다 확실히 존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런 점들이 결합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호투의 비결을 설명했다.
산도발은 1회 눗바-콘도 켄스케-오타니로 이어지는 상위타선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솔직히 오타니와의 맞대결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힌 산도발은 투구표를 보며 “초구는 오타니가 스트라이크를 놓쳤다. 마지막 삼진을 잡은 슬라이더는 조금 위험했지만 괜찮다. 바깥쪽이라 문제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멕시코는 정말 즐거운 팀이었다”라고 말한 산도발은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나도 그렇고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스페인어를 잘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아서 걱정했지만 첫 날 팀 사진을 찍을 때부터 걱정은 바로 사라졌다”라며 즐거웠던 대회 분위기를 전했다.
결승전에서 맞붙은 일본과 미국에는 모두 산도발의 팀 동료들이 있었다. 일본에는 오타니, 미국에는 마이크 트라웃이 간판스타로 격돌했다. 공교롭게도 마지막 타석에는 투수 오타니와 타자 트라웃의 맞대결이 성사돼 오타니의 삼진으로 화려하게 경기가 끝났다.
산도발은 “나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경기를 봤다”라고 웃으며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가장 즐겁게 야구를 했다. 만약 다음에도 대표팀에 뽑힌다면 꼭 다시 나오고 싶다”라고 말했다. 다음 WBC는 지난 대회가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됐던 것을 고려해 3년 뒤인 2026년에 개최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