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예 퇴진' 장정석 체제가 남긴 트레이드, 어떤 결말로 이어질까?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3.03.30 20: 00

트레이드만 남겼다. 
KIA 타이거즈는 2021시즌을 9위로 마치자마자 커다란 회오리 바람에 휩싸였다. 시즌이 끝난 다음 날 11월 1일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감독, 단장, 대표이사를 동시에 물러나게 하는 초유의 인사를 단행했다. 그만큼 모그룹에서 야구단을 엄중한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상황을 추스릴 관리자로 최준영 대표이사가 부임해 장정석 단장과 김종국 신임 감독을 차례로 선임했다. 김 감독의 부임은 예상된 측면이 있었지만 장 단장은 의외였다. 타이거즈와는 큰 맥이 닿아있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2년간 선수생활을 했지만 잠시 스쳐 지나간 사람이었다. 

넥센 시절의 수완과 경험을 인정받았다. 선수에서 은퇴 이후 1군 기록원을 시작으로 매니저, 운영팀장, 그리고 감독까지 지냈다. 선수들을 키워내는 넥센의 운영기법을 지켜보았고, 감독으로는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시켰다. 야구해설가 2년도 그의 커리어를 빛냈다. 프런트와 현장을 두루 알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장 단장은 부임과 함께 공격적인 전력 보강 작업에 나섰다. 나성범과 6년 150억 원, 에이스 양현종과는 4년 103억 원 각각 FA 계약을 했다. 다음은 트레이드였다. 2022년 4월23일 한화에게 외야수 이진영과 투수 이민우를 내주고 김도현(김이환)을 영입했다. 이틀 뒤 키움에게 내야수 김태진, 2023 2라운드 신인 지명권, 현금 10억 원을 건네고 포수 박동원을 얻었다.
포수가 넘쳐나자 SSG 랜더스와 또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017 우승 포수 김민식을 내주고 내야수 임석진과 좌완투수 김정빈을 영입했다. 시즌을 마치고 한화 유망주 거포 변우혁을 영입했다. 대신 중견투수 한승혁과 유망주 투수 장지수를 건넸다. 박동원의 잔류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키움에게 2024 신인 3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포수 주효상을 영입했다. 
결과적으로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 가운데 박동원만이 1군에서 실적을 올렸다. 게다가 7개월 만에 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했다. 팀을 떠나자 키움에 너무 많이 주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나머지는 퓨처스 팀에 머물거나 입대(김도현)했다. 변우혁과 주효상은 올해 1군 정규리그에서 평가를 받는다. 개막을 앞두고 두 선수가 박동원의 허전함을 채워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장 단장은 믿기지 않는 박동원과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의 뒷돈 요구 논란으로 불명예 퇴진을 했다. 구단은 박동원이 제보한 녹취를 듣고 징계위원회를 통해 해임을 결정했다. 포효를 응원한 팬심을 저버렸다. 이제 장정석 체제가 남긴 트레이드가 어떤 결말과 평가를 받을 것인지도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