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이 무겁다".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시즌 개막을 맞이한다. 2023 정규리그 개막을 사흘 앞둔 지난 29일 초유의 악재가 일어났다. 2021시즌을 마치고 단장으로 부임했던 장정석 단장이 믿기지 않는 비위행위로 전격 해임됐다.
2022시즌 주전포수로 뛰었던 박동원과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하는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LG로 이적했던 박동원이 녹취파일을 기아자동차그룹 제보했고 선수협회에도 신고했다.
구단은 사실관계 확인 작업에 들어갔고 장정석 단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정 전 단장은 소명자료를 통해 인정하고 않고 있지만 구단을 대표하는 프런트 수장으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될 언급이었다.
2021년 3월 구단이 선포한 윤리헌장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사안이었다. 일탈과 불법행위를 차단하고 팬들을 위한 타이거즈맨이 되겠다는 선언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한 구단은 이날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임을 의결했다. 동시에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개막을 앞두고 선수단도 큰 충격을 받았다. 29일 오후 연락이 닿은 김종국 감독은 "소식을 듣고 하루종일 마음이 무거웠다. 무엇보다 팬들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선수단 모두가 더욱 합심해 최선을 다해 좋은 플레이와 성적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30일 개막 이벤트로 진행하는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선수들과 함께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질 예정이다.
김 감독은 장 전 단장과 팀을 달랐지만 1996년 프로 데뷔 동기이다. 2000년대 초반 KIA에서 함께 선수생활도 했다. 감독과 단장으로 의기투합했다. 그러나 믿었던 정 전 단장이 믿기지 않는 일탈행위로 팀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해임됐다. 충격도 크고 마음이 무거울 수 밖에 없다.
KIA 선수들은 지난 2월에는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하는 과정에서 항공기가 불시착하는 아찔한 사태도 겪은 바 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무사히 마치고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초유의 불상사가 발생했다. 선수들도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