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일본프로야구를 지배하고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했던 야마구치 슌(36)이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29일 “지난 시즌을 마치고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자유계약선수가 된 야마구치 슌이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라고 보도했다. 야마구치는 개인 훈련을 실시하며 현역 연장 의지를 보였지만 불러주는 팀이 없어 커리어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구치는 작년 10월 25일 센트럴리그 4위(68승 72패 3무)에 그친 요미우리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야마구치는 미일 통산 17년차인 지난해 1군에 단 1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4월 8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전에서 구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1군서 자취를 감췄고, 부진과 함께 우측 무릎 부상을 당하며 2군에서 재활에 전념했다.
야마구치는 과거 요미우리와 일본을 대표하는 에이스였다. 2019시즌 다승왕(15승), 승률(.789), 탈삼진(188개) 등 투수 3관왕을 차지한 그는 그해 12월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2년 600만 달러(약 77억 원)에 계약, 미국 진출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17경기 2승 4패 평균자책점 8.06의 부진을 겪으며 1년 만에 지명할당 조치를 당했다.
방출의 아픔을 겪은 야마구치는 2021년 2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스플릿계약을 통해 빅리그에 재도전했지만, 마이너리그 트리플A서 5경기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6.17의 난조를 보였다. 빅리그 승격에 실패한 그는 6월 전격 친정 요미우리 복귀를 결정했다.
야마구치는 복귀 첫해 15경기 2승 8패 평균자책점 3.56에 그치며 전성기 시절을 재현하지 못했다. 2019년 2억3000만 엔(약 22억 원)이었던 연봉도 6000만 엔(약 6억 원)으로 깎였다. 여기에 시즌 전 코로나19 확진 악재까지 겹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야마구치의 현역 연장 의지는 강했다. 재활을 통해 무릎 부상을 털어낸 뒤 지난해 12월 마무리훈련 불펜피칭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는 당시 산케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아직 불타지 않았다. 때문에 기회를 주실 구단이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기다리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를 찾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지난해 1군 1경기를 끝으로 현역 커리어를 마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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