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필리스 올스타 3회 포수 J.T. 리얼무토(32)가 심판이 건네주는 공을 받지 않아 퇴장당했다. 심판의 황당한 결정인지, 아니면 포수의 심판 조롱인지 불분명하다.
리얼무토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범경기에 3번타자 포수로 선발출장, 4회말 1사에서 수비 중 갑자기 퇴장을 당했다.
투수 크레이그 킴브렐이 새 공을 요구한 게 발단. 리얼무토가 자신의 등 뒤에 있는 주심 랜디 로젠버그 심판에게 새 공을 받기 위해 미트를 내밀었지만 갑자기 뺐다. 그러자 로젠버그 심판이 퇴장을 명했고, 롭 톰슨 필라델피아 감독이 나와 어필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리얼무토는 심판에게 새 공을 받기 위해 미트를 내밀었지만 마운드에 있는 킴브렐의 시선이 위로 향하는 것을 보곤 심판이 직접 전달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고의가 아니라 의사소통 오류라는 주장이다.
지난 2014년 데뷔 후 메이저리그 9시즌 통산 1005경기를 뛴 리얼무토에겐 첫 퇴장이었다. 경기 후 리얼무토는 “난 심판을 보고 있지도 않았다. 거기서 내게 공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심판에게 “당신이 직접 투수에게 공을 던져주는 줄 알았다”고 항변했지만 로젠버그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유가 있었다. 리얼무토가 미트를 빼기 전 투수 킴브렐이 피치 클락 위반을 하면서 자동으로 볼 선언을 받았다. 올해부터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15초 이내, 주자가 있을 때 20초 이내에 투구해야 하는 피치 클락이 도입됐다.
도입 첫 해이다 보니 투수들은 적응 과정에 있다. 볼 하나를 손해 본 킴브렐이 심판에게 새 공을 받았지만 이 공을 다시 그라운드 밖으로 던진 뒤 새 공을 요구했다. 공교롭게 그 직후 리얼무토가 주심 쪽으로 미트를 내밀어 공을 달라는 동작을 했지만 갑자기 미트를 뺐다. 공은 땅에 떨어졌다. 고의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로젠버그 심판으로선 조롱당한 기분이 들었을 법하다. 오해를 살 만한 상황이긴 했다.
댄 이아소그나 심판조장은 “로젠버그가 성급하게 행동했다고 생각 안 한다. 퇴장을 할 만한 상황이라고 느껴서 한 것이다. 분명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다. 피치 클락 위반에 관한 것이란 걸 퇴장 순간 알 수 있었다”고 로젠버그 심판을 옹호했다. 하지만 리얼무토는 퇴장 전후로 로젠버그 심판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처음으로 퇴장당했는데 완벽한 타이밍이었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