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는 아니지만 투구수 줄여야 한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2023년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사이드암 정우영에 대해 “완벽한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는 아니다. 힘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면서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겠지만 투구수는 좀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영은 LG 허리를 지켜야 하는 필승조다. 지난 2019년 데뷔 때부터 해마다 10개 이상 홀드를 올리고 있다. 2년 차인 2020년부터는 20개 이상 홀드를 쌓고 있다.
2020년에는 20홀드로 이 부문 리그 공동 5위였다. 2021년에는 27홀드로 공동 2위였고 지난 시즌 데뷔 후 최다 35홀드를 쌓으면서 홀드왕이 됐다. 평균자책점도 2.64로 좋았다.
구속 150km를 넘기는 속구에 역동적인 투구 폼으로 리그 최고 불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그런 그에게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정우영은 올해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도 다녀왔다. 비록 한국이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고, 정우영도 많이 던지지는 않았지만, 대회 참가만으로도 팀 동료들처럼 차근차근 시즌 준비를 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염 감독은 정우영이 투구수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염 감독은 “투구수를 줄여야 한다. 지난해 이닝당 투구수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팔에 부담도 있다. 이 부분은 투수 코치와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정우영이 갖고 있는 다양한 구종을 활용하길 바란다. 염 감독은 “왜 투심만으로 싸우는가. 포심도 던지고 슬라이더도 좀 섞어 던지면 훨씬 편할 거이다. 그래서 배터리 코치와 계속 얘기하는 중이다. 결국 우영이가 좀더 쉽게 가려면 투구수를 줄여야 한다”며 구종을 다양하게 가길 바라는 이유를 설명했다.
정우영은 지난 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 원정에서 투심과 커브, 슬라이더를 던졌다. 슬라이더는 1개 밖에 던지지 않았다. 그런데 1이닝 동안 투구수는 24개. 똑같이 1이닝을 책임진 김진성(15개), 함덕주(18개)보다 많다.
지난 24일 수원 KT 원정에서도 1이닝 동안 21개의 공을 던졌다. 같은 1이닝을 책임진 김대현(15개), 김유영(17개), 최성훈(9개)보다 많다. 더구나 좋을 때 구속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150km 이상 던지던 그가 키움전에서 투심 최고 148.5km에 그쳤다. 평균 구속은 147.2km.
물론 구속은 회복될 수 있다. 지난해 구속만큼 오를 수 있다. 차근차근 훈련하고 준비하면 된다. 다만 염 감독은 ‘필승조’ 노릇을 해야 하는 정우영이 투구수를 줄이는 데 보다 고민을 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있다. 그래야 팀도, 개인적으로도 나아질 수 있다.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