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이의리가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이자 마지막 등판을 무사히 마쳤다.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이를 경기 중, 던지면서 수정했다. ‘차기 에이스’ 이의리는 다시 한 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의리는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1피안타 2볼넷 1사구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수는 73개를 기록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복귀한 이후 첫 선발 등판이다. 지난 19일 두산전 구원으로 등판해 3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56개를 기록했다.
이날 선발 등판에서 좀 더 투구수를 끌어올리고 개막 로테이션 진입 준비를 마치려고 했다.
1회는 널뛰기 제구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1회 선두타자 안권수를 삼진으로 잡아냈고 안치홍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전준우는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한동희에게 다시 볼넷, 고승민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면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정훈을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1회 위기를 간신히 극복했다.
2회부터는 제구 불안 없이 경기를 이끌어갔다. 2회 박승욱을 낫아웃 삼진, 정보근을 유격수 땅볼, 신윤후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 선두타자 안권수에게 첫 좌전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안권수의 2루 도루를 저지한 뒤 안치홍을 삼진, 전준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3회까지 마쳤다.
4회에도 한동희를 유격수 땅볼, 고승민을 삼진, 정훈의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리고 5회 박승욱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공을 박준표에게 넘겼다.
1회 제구가 흔들렸지만 빠르게 영점을 조절했다. 1회 최고구속은 153km까지 찍으면서 구위와 힘은 보여줬다. 그러나 제구력이 잡히지 않자 패스트볼 구속을 떨어뜨리면서 제구력을 잡았다. 140km 중후반대의 구속으로도 타자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고 흡족한 결과를 만들었다. 패스트볼 45개, 슬라이더 18개, 체인지업 8개를 구사했다.
이날 해설을 맡았고 지난해까지 KIA에서 함께 뛰었던 ‘원클럽맨’ 나지완 KBS n스포츠 해설위원은 “스피드를 떨어뜨리자 편하게 던진다. 많이 느꼈을 것이다”라면서 후배 파이어볼러 투수의 변화를 흡족하게 지켜봤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다 홈런(221개)을 기록하며 은퇴한 나지완 해설위원은 아끼던 후배의 경기 도중 스스로 변화를 꾀하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다만 이의리의 역투가 무색하게도 이날 KIA는 2-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의리가 내려간 뒤 무더기 5실책을 범하면서 자멸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