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직 정말 야구를 좋아하는구나. 정말 야구를 사랑하는구나”
FA 미아가 될 위기였던 정찬헌이 원소속팀 키움으로 돌아왔다. 키움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서울 고척스카이돔 구단 사무실에서 FA 정찬헌과 계약기간 2년,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옵션 최대 2억6천만원 등 총액 8억6천만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라고 전했다.
정찬헌은 KBO리그 통산 389경기(742이닝) 48승 53패 28홀드 46세이브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한 베테랑 선발투수다. 하지만 FA를 앞둔 지난 시즌에는 20경기(87⅓이닝) 5승 6패 평균자책점 5.36으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데뷔 후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은 정찬헌은 스프링캠프가 끝나고 시범경기가 시작할 때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독립리그에서 뛰며 계약 소식을 기다리던 정찬헌에게 키움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정찬헌은 이날 인터뷰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렸는데 또 좋은 조건으로 구단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그 부분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 에이전트와 생각했던 계약보다 더 많이 신경을 써주셔서 정말 감사함을 더 느낀다”라고 계약 소감을 밝혔다.
“어제 구단에 연락을 받고 곧바로 계약까지 진행했다”라고 말한 정찬헌은 “순차적으로 계약 협상을 진행한 것은 아니다. 어제 연락을 받고 조금은 즉흥적으로 곧바로 계약을 했다”라고 계약 과정을 설명했다.
스프링캠프를 소화하지 못한 정찬헌은 “2월부터 순천과 강릉을 돌며 캠프 훈련을 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독립리그에서도 뛰며 훈련은 잘 해결한 것 같다.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야구를 내려놓지 않고 계속 할 수 있었다”라고 그동안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다”라고 말한 정찬헌은 “와이프도 그렇고, 가족들도 그렇고, 주변에서 친하게 지내는 분들도 다들 잘될거라고 이야기를 해줬지만 솔직히 기다림의 끝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 잘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라며 그동안 힘들었던 시간을 돌아봤다. 이어서 “그렇지만 마지막에 와서 원소속팀과 좋은 계약으로 마무리를 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걱정해주신 분들께도 감사하다. 이 시간들이 정말 나에게는 다시 느끼지 못할 감정들을 많이 느끼게 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FA 미아가 되면서 은퇴 위기까지 몰렸던 정찬헌은 “군대를 갔던 시간까지 합쳐서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프로에서 야구를 했다. 그런데 캠프도 가지 못하고 스스로 몸을 만드는 경험은 처음이다. 홀로 준비를 하면서 ‘내가 아직 정말 야구를 좋아하는구나. 정말 야구를 사랑하는구나’라고 느끼며 마음을 단단하게 먹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라며 올 시즌 새로운 각오로 시즌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