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난해 롯데만 만나면 작아졌다. 정규 시즌 상대 전적 4승 12패로 절대적인 열세를 보였다.
'스포츠에서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다'고 했던가. 예년과는 확 달라진 모습으로 시범경기에서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한화는 24일과 2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주말 2연전을 쓸어 담았다. 결과와 내용 모두 완벽에 가까웠다.
한화는 25일 첫 대결에서 롯데를 5-1로 가볍게 눌렀다. 5회까지 0-1로 끌려갔으나 6회 빅이닝을 완성하며 흐름을 바꿔 놓았다. 선발 한현희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선 20홀드 필승 카드 최준용을 제대로 두들겼다.
노수광의 볼넷, 정은원의 우전 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잡은 한화는 채은성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1-1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곧이어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가 최준용을 상대로 우월 투런 아치를 빼앗았다. 3-1 역전 성공. 이에 뒤질세라 노시환도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125m 짜리 대형 솔로 홈런을 날렸다.
한화 타선의 집중 공격에 무너진 최준용 대신 최이준이 마운드에 올랐다. 유상빈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김태연의 볼넷과 상대 폭투에 이어 박상언의 적시타로 1점 더 달아났다. 선발 문동주는 4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실점 쾌투를 뽐냈고 한승주, 이태양, 강재민, 김범수, 장시환이 1이닝씩 확실히 책임지며 롯데의 추격 의지를 잠재웠다.
한화는 26일 두 번째 대결에서도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4회 한동희의 적시타로 1점을 먼저 내줬으나 5회 이명기의 좌전 안타와 2루 도루에 이어 최재훈의 중전 안타로 가볍게 동점을 만들었다. 6회 문현빈의 볼넷, 채은성의 좌중간 2루타로 2-1 역전에 성공한 한화는 김태연의 몸에 맞는 공, 이명기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김인환과 오선진이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4-1로 점수 차를 벌렸다.
버치 스미스가 4⅓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선발 투수로서 경기를 만들었고 김기중, 박상원, 김서현, 윤산흠, 장시환이 차례대로 마운드에 올라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비록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지난해 롯데전 열세를 설욕함은 물론 정규 시즌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경기 후 "그레이트 게임이었다. 스미스를 포함한 투수들이 다 잘 던졌다. 불펜이 점점 단단해지고 있다. 고전했던 롯데를 상대로 자력으로 경기를 매듭짓는 게 고무적이었다. 타자들도 한 이닝에 많은 점수 뽑아내 응집력이 돋보인 경기였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