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데 타율 .346 실화? 56억 가을남자의 변신 “캠프서 정말 열심히 해”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3.27 08: 08

시범경기 타율 3할4푼6리. 6년 56억 원 FA 계약 이후 가을에만 펄펄 날았던 정수빈(33·두산)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정수빈은 시범경기서 10경기 타율 3할4푼6리(26타수 9안타) 5타점 4득점 장타율 .423 출루율 .452로 활약 중이다. 최근 경기력이 인상적이다. 24일 대전 한화전에서 안타와 볼넷 2개로 3출루에 성공하더니 25일 잠실 삼성전에서 3안타-2타점 맹타로 봄에 가을 향기를 풍겼다. 정수빈은 27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 가운데 김재환(4할8푼), 호세 로하스(3할4푼8리)에 이어 팀 내 타율 3위에 올라 있다. 최근 3년 연속 시범경기 타율이 1할대에 그쳤던 타자의 대반전이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지난 26일 잠실에서 만난 두산 이승엽 감독은 “정수빈은 호주 스프링캠프 때부터 정말 열심히 했다. 본인 스스로 여러 타격폼을 테스트했고, 최근 본인에게 맞는 한 가지 폼을 정한 모습이다”라며 “군더더기 없는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 가볍게 치는 모습을 보니 올 시즌 가장 많은 기대가 된다”라고 정수빈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두산 정수빈 / OSEN DB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 정수빈은 지난 2021년 6년 56억 원 FA 계약 후 2년 연속 부진에 시달렸다. 가을 사나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날씨가 선선해지면 방망이가 세차게 돌아갔지만 봄, 여름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 결과 2021시즌과 2022시즌 모두 타율이 2할5푼9리에 그쳤다. 8월까지 타율 2할대 초반의 슬럼프를 겪다가 9, 10월 활약으로 이를 중반까지 끌어올리는 패턴이 반복됐다. 
두산 정수빈 / OSEN DB
급기야 두산 팬들이 이승엽 감독에게 정수빈의 반등을 부탁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작년 11월 20일 곰들의 모임 팬사인회에 참석한 이승엽 감독은 “두산 팬들께서 ‘정수빈을 잘 부탁한다’, ‘정수빈이 여름에도 잘 치게 해주세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셨다”라고 말하며 신기해했다.
팬들의 요구를 들은 이승엽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정수빈의 타격을 유심히 보며 부진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승엽 감독은 “정수빈에게는 멀리 치지 말라는 조언을 해준다. 욕심만 안 내면 충분히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는 선수다”라며 “시범경기에서 3루수와 유격수 쪽으로 타구가 많이 가고 있어 고무적이다. 그래야 내야안타 확률이 높아진다. 지금 감각만 유지하면 좋은 모습이 나올 것이다.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바라봤다. 
두산은 창단 첫 9위에 그쳤던 지난해를 제외하고 늘 정수빈이 1번에서 열심히 밥상을 차릴 때 시너지 효과가 나왔다. 두산 팬들의 정수빈을 향한 기대감 또한 여전히 높은 상황. 56억 원이라는 금액도 금액이지만 그는 신예 시절부터 주전으로 도약해 두산야구 영광의 순간에 늘 함께 했다. 잠실 아이돌이란 별명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올해는 봄, 여름에도 신나게 찬스를 만드는 정수빈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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