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던 두산 사이드암투수 박치국(25)이 최악의 졸전으로 2023시즌 전망을 밝히지 못했다.
박치국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에 구원 등판해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하고 1피안타 1볼넷 2사구 2실점으로 크게 흔들렸다.
1-0으로 앞선 7회 이병헌에 이어 팀의 4번째 투수로 나선 박치국. 선두 강한울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후속 강민호 타석 때 두 차례의 폭투를 범했고, 볼넷까지 허용하며 무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김재성과 7구 승부를 펼치던 도중 김재성이 김동엽과 부상 교체됐는데 김동엽 등장과 함께 사구를 던지며 무사 만루에 처했다. 삼성 팬들은 야유를 보냈고, 두산 팬들은 탄식했다.
박치국의 제구는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대타 김태군을 만나서도 2B-1S 불리한 카운트에 처한 가운데 밀어내기 사구를 범하며 1-1 동점을 허용했다. 아웃카운트를 단 한 개도 잡지 못한 박치국은 결국 1-1로 맞선 무사 만루서 고봉재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씁쓸하게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22개. 이후 고봉재가 이성규에게 1타점 역전 내야땅볼을 맞으며 승계주자 1명이 홈을 밟았다.
제물포고를 나와 2017 신인드래프트서 2차 1라운드 10순위로 두산맨이 된 박치국은 첫해부터 신예답지 않은 승부사 기질을 앞세워 필승조 한 축을 꿰찼다. 2년차에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과 함께 67경기 1승 5패 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3.63의 호투를 선보였다.
2021 스프링캠프 때부터 팔꿈치에 경미한 통증을 느낀 박치국은 시즌을 치르던 도중 수술이 결정되며 6월 24일 키움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후 지난해 6월 1군에 복귀했지만 15경기를 뛴 가운데 팔꿈치 인대 부위에 불편함을 느끼며 다시 6개월이 넘는 장기 재활에 돌입했다.
호주 스프링캠프를 착실히 소화한 박치국은 올해 이승엽호 필승조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이미 이승엽 감독은 6~7회를 맡을 요원으로 박치국을 비롯해 이병헌, 김명신, 이형범을 낙점한 터. 그러나 시범경기서 등판 때마다 난조를 겪으며 벤치에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박치국의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13.50까지 치솟은 상황.
개막을 6일 앞둔 가운데 이승엽 감독의 뒷문 고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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