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한현희를 영입 안했다면, 지금의 롯데는 다소 곤란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현희가 다시 한 번 호투를 펼치며 5선발 자리를 굳혔다.
한현희는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4구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현희는 1회 선두타자 노수광을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정은원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채은성을 빗맞은 3루수 직선타로 돌려세운 뒤 2루로 스타트를 끊었던 1루 주자 정은원까지 잡아냈다. 3타자로 이닝을 마감했다.
2회에는 오그레디를 중견수 뜬공, 노시환을 유격수 땅볼, 유상빈을 삼진으로 솎아냈다. 3회에도 김태연을 유격수 땅볼, 박상언을 삼진, 박정현을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2이닝 연속 삼자범퇴.
4회 선두타자 노수광을 2루수 땅볼, 정은원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9타자 연속 범타를 이끌었다. 2사 후 채은성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주자를 누상에 내보냈지만 오그레디를 좌익수 뜬공으로 요리하면서 4회를 넘겼다.
5회에는 선두타자 노시환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유상빈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김태연은 삼진 처리했지만 박상언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2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위기에서 박정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날 등판을 마무리 짓는 투구.
지난해 FA를 취득하지 못하면서 1년 늦게 FA가 된 한현희다. 그러나 A등급이라는 보상선수 제약, 과거에 비해 아쉬움이 따르는 최근의 모습들로 FA 시장에서 인기가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롯데가 손을 내밀었고 3+1년 최대 40억 원의 계약을 맺으면서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후 절치부심하면서 체중을 대폭 감량했다. FA 신분이었을 때도 개인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계약 시점에 이미 9kg를 감량한 상태였고 스프링캠프 들어서는 더욱 강도높은 훈련을 하며서 체중이 더 빠졌다. 2013~2014년, 2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했던 그때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뼈를 깎았다.
시범경기지만 그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두산전 4이닝 2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고 19일 LG전에서는 3⅔이닝 3피안타 2볼넷 2사구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 다시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시범경기 3경기 성적은 평균자책점 2.13(12⅔이닝 3자책점).
이날 패스트볼(41구) 최고구속은 147km까지 나왔고 커브 29개를 던졌고 포크볼 4개를 던지면서 한화 타자들을 요리했다.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을 마치면서 한현희는 사실상 5선발을 확정지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한현희를 영입하지 않았다면 롯데의 상황은 아찔할 뻔 했다. 경남고 후배 잠수함 유망주이자 역시 5선발 후보군에 포함됐던 서준원이 미성년 대상 범법행위를 저지르면서 불구속 기소됐고 구단은 징계위원회를 열어서 즉각 방출 통보를 내렸다.
결국 한현희가 없었다면 롯데는 투수진과 선발진의 확실한 카드 하나가 없던 셈이었다. 이인복까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던 상황. 투수진의 연쇄 이탈 속에서 한현희 영입이 신의 한 수로 되어가는 듯 하다.
롯데는 한현희의 역투에도 불구하고 1-5로 역전패를 당했다. 한현희 이우 올라온 최준용이 난타를 당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