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트레이드로 KIA에서 한화로 넘어온 투수 한승혁(30)의 무자책점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연이은 수비 붕괴에도 무너지지 않고 최고 구속을 154km까지 높였다.
한승혁은 지난 24일 대전 두산전에서 한화가 3-8로 뒤진 9회 마지막 투수로 나섰지만 시작부터 실책으로 주자를 보냈다. 첫 타자 박유연을 유격수 땅볼 유도했으나 신인 문현빈의 포구 실책이 나왔다. 이어 양석환의 평범한 2루 땅볼이 내야 안타가 됐다. 정상 수비 위치였다면 병살타가 됐을 타구였지만 수비 시프트 반대 방향으로 느린 땅볼이 되면서 안타로 이어졌다.
무사 1,2루 위기에 몰린 한승혁. 여기서 또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다. 김재호를 1루 땅볼로 이끌어냈으나 선행 주자 아웃을 노린 1루수 김태연의 2루 송구가 좌측 외야로 빠지는 실책이 돼 실점으로 이어졌다. 후속 타자 이유찬의 3루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며 추가 실점.
하지만 계속된 1사 2루에서 한승혁은 김대한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뒤 송승환을 고속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2실점 모두 수비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으로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0.00.
6타자 상대로 총 20개의 공을 던진 한승혁은 최고 154km, 평균 151km 직구(11개) 중심으로 슬라이더(6개), 커브(2개), 투심(1개) 등 4가지 구종을 고르게 구사했다. 수비 붕괴 속에도 흔들리지 않고 빠른 공과 안정된 제구로 좋은 페이스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양상문 SPOTV 해설위원도 “확실히 올 시즌 한승혁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고 있다. (기술적으로) 크게 뭔가 달라진 것보다 환경, 분위기 변화가 아닌가 싶다”며 “올해 중요할 때 던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한승혁은 5경기 모두 1이닝씩 던지며 무자책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5이닝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으로 투구 내용도 우수하다. 스프링캠프 연습 2경기 2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포함하면 7경기 7이닝 무자책점으로 순조로운 시즌 준비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한승혁은 누구나 알고 있는 좋은 직구를 갖고 있고, 변화구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좋다. 실패할 이유가 없는 투수”라며 “지난해 (선발에서 구원으로 보직 변경한) 장시환처럼 1이닝씩 성공 체험을 하게 하면서 점차 중요한 역할을 맡길 생각이다”고 활용 계획을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