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태를 굉장히 좋게 보고 있다.”
두산 외야수 김인태(29)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아직 잠잠하다. 7경기에 나왔지만 11타수 1안타로 타율(.091) 1할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지난 23일 대전 한화전 시범경기가 우천 취소된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가장 눈에 드는 선수’ 질문을 받은 뒤 김인태를 꼽았다.
확실한 주전도, 특급 유망주도 아니다. 시범경기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기에 의외의 선수라 할 만하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결과를 떠나 스프링캠프 때부터 아주 좋은 스윙을 하고 있다. 꼭 주전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팀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김인태는 대타 타율이 통산 타율보다 높다”는 점을 언급했다. 시범경기에서 유일한 안타도 대타로 나와 터뜨린 홈런이었다. 지난 14일 사직 롯데전 5회 2사 2루에서 대타로 나온 김인태는 서준원의 5구째 직구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승엽 감독이 공식 경기에서 처음 성공한 대타 홈런이기도 했다. 확실한 대타 요원은 감독이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전력. 이 감독은 경기 흐름을 바꾸거나 상대를 압박하는 대타 카드로 김인태에게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북일고 출신으로 청소년 대표팀을 거친 김인태는 지난 2013년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두산에 상위 지명됐다. 타격 재능이 뛰어나지만 팀 내 외야가 워낙 두터워 대부분 시간을 ‘주전급 백업’으로 보냈다. 1군에서 7시즌 410경기 통산 타율 2할4푼3리를 기록 중인데 대타로는 통산 타율 2할9푼5리(88타수 26안타)로 3할에 근접한다.
지난해에도 대타 홈런 2개로 박병호, 오윤석(이상 KT)과 리그 공동 1위였다. 그 중 하나는 7월27일 잠실 롯데전 6회 결승 스리런 홈런도 있었다. 앞서 2021년 10월6일 대전 한화전에선 1-3으로 뒤진 9회 2사 1,2루에서 대타로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터뜨려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올해 두산은 좌익수 김재환, 중견수 정수빈, 우익수 호세 로하스로 외야 주전 라인이 거의 정해졌다. 유망주 김대한과 송승환의 성장세도 예사롭지 않아 외야 자원이 넘친다. 하지만 경험 많고 노림수가 좋은 김인태는 승부처에서 이 감독이 찾는 첫 번째 대타로 요긴하게 쓰일 가능성이 높다.
이 감독이 김인태를 좋게 보는 이유는 대타로서 결정력뿐만이 아니다. 이 감독은 “덕아웃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주는 역할도 김인태가 하고 있다. 팀에는 그런 선수가 꼭 필요하다. 경기에 나가든 나가지 않든 가장 좋게 보고 있다”며 중고참으로서 덕아웃 분위기를 이끄는 김인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