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특급 잠수함이 부상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부상 직전 어처구니 없이 침몰했다. 롯데의 허망한 겨울이 됐다.
롯데는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서준원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법행위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현재 검찰로 이관되었음을 확인하자마자 오늘 23일(목) 징계위원회를 개최했다. 구단은 검찰의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최고 수위 징계인 퇴단을 결정했다"라면서 "구단은 선수의 관리소홀을 인정하고 앞으로 엄격하게 성인지 교육을 시행하여 엄정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서준원은 지난 겨울과 올해 봄, 롯데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자원이었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특급 재능이자 기대주인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 잠재력이 터지지 않았다. 몸관리나 개인사 관리 측면에서 비교적 소홀한 선수에 속했다. 구단도 마냥 학생 선수처럼 서준원에게 일일히 관리를 할 수도 없었다. 계속 조언하고 정신무장을 단단히 시킬 뿐 스스로 달라지기를 바라야 했다. 그러나 지난 4년의 실패에 구단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서준원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관리했다. 딜리버리 개선은 물론 체중 문제를 인식시키고 체중 감량을 체계적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 파견까지 하면서 서준원의 기량 만개를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 괌 스프링캠프에서는 '20승 투수' 출신 김현욱 트레이닝코치의 특별 지도를 받기도 했다. 괌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가 보이기 시작했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과정에 대한 만족도가 있었다. 올해는 이렇게 서준원의 잠재력이 터지나 기대했다. 선발 후보군에 포함된 것은 물론 올해 투수진 키플레이어 중 한 명이었다.
서준원 입장에서도 올해가 기회였고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시즌이었다. 하지만 그 기회를 스스로 차 버렸다. 서준원은 지난해 연말 미성년자를 상대로 범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사실로 드러났다. 구단도 이에 대해서 뒤늦게 인지를 하면서 스프링캠프를 모두 치르고 시범경기 도중 방출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롯데로서는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유강남(4년 80억 원), 노진혁(4년 50억 원), 한현희(3+1년 최대 40억 원)를 영입하며 전력을 대폭 보강했다. 방출 선수 시장에서 뎁스용 선수 자원들을 합류시키면서 올해 성적을 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과 5년 90억 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투자한 금액만 26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투수진의 핵심 플랜 중 하나였던 서준원이 범법행위로 방출이 되면서 롯데가 겨울에 투자한 시간과 돈을 모두 허망해지게 만들었다.
한편 롯데는 서준원의 방출과 함께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최근 구단의 소속 선수가 일으킨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는 프로야구선수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법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특히, 프로야구를 사랑해 주시고 선수들을 보며 꿈을 키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일어난 이번 불미스러운 행위는 많은 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습니다"라면서 "구단은 선수의 관리 소홀을 인정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구단은 앞으로 주기적인 성폭력 예방 및 성인지 교육 실시를 통해 엄정한 재발 방지를 약속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롯데자이언츠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