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현재와 미래가 개막전부터 선발 맞대결을 벌일까. 키움 안우진(24)과 한화 문동주(20)의 개막전 선발 빅매치 가능성이 피어오른다.
내달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한화와 키움의 2023시즌 개막전. 키움의 개막전 선발투수는 발표만 하지 않았을 뿐 변수가 없다면 안우진이 확실하다. 명실상부한 KBO리그 최고 투수 반열에 오른 안우진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막전 선발을 맡게 된다.
반면 한화의 개막전 선발투수는 묘연하다. 지난 2년간 토종 에이스 김민우가 개막전에 선발 출격했다. 팀의 미래와 상징성 차원에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외국인 투수 대신 국내 투수를 개막전 선발로 내세우는 원칙을 고수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 원칙이 깨질 수도 있을 것 같다. 1선발로 기대 중인 새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워낙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4경기 12⅔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9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0.71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스미스의 개막전 선발등판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시범경기 첫 등판(13일 대전 KIA전) 때 40~50구를 넘긴 뒤 구속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는데 (20일 대전 SSG전에서) 그런 걱정을 없앨 정도로 좋은 투구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스미스는 최고 154km 강속구를 뿌리면서 5회까지 직구 평균 구속 150km를 유지했다. 그는 “초반부터 힘을 다 쓰지 않고 끝까지 힘 있게 던지려 했다”며 “개막전 선발로 던지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괜찮다. 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개막전 선발이었던 김민우의 페이스가 시범경기에서 더디게 올라오고 있어 스미스의 개막전 선발에 무게가 실린다. 외국인 투수의 개막전 선발은 수베로 감독의 원칙을 깨는 결정이지만 그는 “야구는 항상 변한다. 서로 적응을 하고, 적응을 당하는 스포츠다. 스미스의 개막 선발 가능성은 진짜로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센 투수를 개막전부터 내세우는 게 정석이고, 올해 성적을 내야 할 한화의 팀 상황을 봐도 스미스는 최적의 카드다.
그래도 수베로 감독은 국내 투수를 개막전에 내세우고 싶은 마음을 완전히 버리진 않았다. 2년차 영건 문동주도 순조롭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어 수베로 감독을 고민케 한다. 문동주는 지난 18일 대전 키움전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3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최고 구속이 157km까지 나왔다.
파이어볼러 안우진과 문동주가 개막전부터 선발로 맞붙는다면 엄청난 흥행 요소가 된다. 수베로 감독은 “개인적으로 나도 그 매치업을 보고 싶다. KBO리그의 현재와 미래가 붙는 모습이 기대된다”며 “예년 이맘때는 마음속으로 개막전 선발을 거의 결정했는데 올해는 여러 가능성을 보고 있다. 수십 년간 지켜온 나의 야구 철학을 되돌아볼 정도로 고민하고 있다. 2023년은 한화 이글스 팀에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이고, 팀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