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야구팬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신축 야구장이 드디어 첫 삽을 떴다. 지금껏 보지 못한 야구장을 컨셉으로 오는 2025년 3월 개장한다.
대전시는 지난 22일 대전 중구 부사동 한밭운동장 내 야구장 건립 부지에서 ‘베이스볼 드림파크’ 기공식을 열었다. 이장우 대전시장, 허구연 KBO 총재, 박찬혁 한화 이글스 대표이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비롯해 선수 10명(정우람·장시환·이태양·장민재·문동주·채은성·최재훈·오선진·정은원·노시환), 영구결번 레전드 4명(장종훈·송진우·정민철·김태균) 등 내빈들과 1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대전 새 야구장의 첫 삽을 축하했다.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는 민선 7기 핵심 공약 사업으로 지난 2019년 7월 기본 계획을 수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9년 12월 한화와 투자 협약 체결을 거쳐 2020년 타당성조사와 중앙투자심사 등 행정 절차를 완료했다. 총 사업비 1617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4층, 연 면적 5만8594㎡, 수용 인원 2만607석 규모로 건립된다.
지난해 1월부터 설계와 기반 공사를 동시에 진행했고, 구장 부지인 한밭종합운동장 철거가 끝난 뒤 지난 1월부터 터파기 공사로 본공사에 들어갔다. 국내외 여러 구장의 특성을 분석한 한화 구단 기획팀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설계에 적극 반영해 지금껏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차원이 다른 야구장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층별로 보면 지하 1층은 관리 및 지원 시설, 2층은 라커룸과 실내연습장, 코치실과 선수 식당 등 선수단을 위한 공간이다. 지상 1~4층은 관중석으로 매표소, 사료관, 휴게실(1층), 방송 중계 및 업무 시설(2층), 스카이박스(3층), 세계 최초 야구장 내 인피니티풀, 인공서핑존, 카라반존(4층) 등 특색 있는 다양한 편의 시설로 구성된다.
아시아권 구장 최초로 홈과 원정팀 투수들의 몸 푸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복층 불펜’을 도입했다. 홈에서 외야까지 거리도 좌측 99m, 중앙 122m, 우측 95m 비대칭 구조로 이뤄졌다. 펜스 거리뿐만 아니라 높이도 다양화를 추구했다. 국내 최초 5면 펜스로 우측 8m 몬스터월, 슈퍼 캐치가 가능한 2.4m 펜스를 구역별로 배치해 다양한 상황 발생이 기대된다.
이날 기공식을 찾은 허구연 KBO 총재는 “마이너리그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야구장을 100곳 이상 봤는데 이렇게 산(보문산)을 바라보면서 지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그동안 야구장 관련 자문을 많이 해봤지만 어떻게 설계하고, 어떤 컨셉으로 가느냐가 중요하다. 대전은 기존 야구장과 완전히 다른 컨셉으로 가고 있다. 야구만 하는 게 아니라 시민들까지 함께 즐기는 공간, 말 그대로 파크 개념의 야구장이라서 기대가 크다. 명품 야구장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야구뿐만 아니라 문화 공연도 할 수 있게 설계 변경을 했다.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야구장으로 만들겠다”며 “기존 야구장도 헐지 않고 보존한다. 대전의 야구 동호인 선수들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리틀 돔구장도 구상하고 있다. 대전을 명실상부한 야구 특별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취임 후 베이스볼 드림파크도 돔구장으로 설계 변경을 추진했지만 현실적 여건 탓에 원안대로 갔던 이장우 시장은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그 선수였던 박찬호의 제안으로 세계 최초 리틀 돔구장 건립을 구상 중이다. 허 총재도 “어린이들을 위한 리틀 돔구장이 만들어지면 세계 유일한 곳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화 구단도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을 위해 낸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게 대전시와 협력을 이어간다. 박찬혁 대표는 “우리 구단의 빌드업 과정과 신축구장으로 이전하는 타이밍이 잘 맞는 것 같다. 신축구장을 통해 대전 시민들께 다른 도시에서 누릴 수 없는 우리만의 문화 요소를 만들어가겠다. 베이스볼 드림파크가 365일 대전시민의 문화 공간이자 대전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인피니티풀, 스크린 골프 등 다양한 즐길거리와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갈 것이다”고 약속했다.
선수들도 새 구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기공식을 찾은 한화 주장 정우람은 “새로운 야구장이 팬 여러분들의 관람 편의는 물론 선수들에게도 좋은 환경을 만들어줄 것이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레전드 김태균도 “드디어 대전에 새 야구장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니 정말 기쁘다. 그곳에서 힘을 낼 우리 한화 후배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뭔가 벅찬 느낌이다”며 2025년 개장을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