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멕시코와의 2023 WBC 준결승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날렸던 56홈런 MVP 출신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동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사무라이 재팬의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부진 끝에 극적인 홈런으로 김경문호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한 '국민타자' 이승엽을 보는 듯 했다.
무라카미는 지난해 56홈런을 터뜨리며 일본인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고 센트럴리그 MVP까지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 대표팀의 붙박이 4번 타자로 기대를 모았으나 극심한 부진에 허덕였다. 무라카미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준결승전에서 각본 없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4-5로 뒤진 9회말 무사 1,2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무라카미. 이 타석 전까지 타율 1할9푼(21타수 4안타)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그는 중견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2루타를 날렸다. 그는 경기 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화도 많이 났는데 동료들이 잘 도와줬다. 마지막 타석에서 내가 끝내기 안타를 때렸지만 정말로 팀이 하나가 되어 만든 승리라고 생각한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또 "2009년 이후 14년 만의 결승이다. 4강이라는 벽이 굉장히 어려웠는데 내일은 이 팀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경기니까 마음껏 즐기고 최고의 결승전으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무라카미는 22일 미국과의 결승 무대에서 첫 타석부터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0-1로 뒤진 2회 선두 타자로 나선 무라카미는 미국 선발 메릴 켈리의 초구를 받아쳐 동점 홈런을 작렬했다. 이후 3회 2루수 병살타에 이어 6회와 8회 헛스윙 삼진으로 더 이상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