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수행만 잘하면 된다".
KIA타이거즈의 투타 뎁스는 확실히 두터워졌다. 투수진은 좌완왕국으로 불리울 만큼 좌투수들의 약진이 눈에 띤다. 현재 1군에 있는 좌완투수가 9명이나 된다. 우투수가 희귀해보인다. 그래서 엔트리 경쟁이 뜨겁다. 야수들도 변우혁, 김도영, 김석환 등의 약진으로 인해 자리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포수쪽으로 눈을 돌리면 느낌표 보다는 물음표가 여전히 붙었다. 시범경기에서 한승택, 이적생 주효상, 중견급 신범수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세 포수로 시즌을 개막하고 운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선우도 예비병력이다. 애리조나와 오키나와 캠프에서 부던히 조련하고 볼을 받고 실전에 나서며 기량을 키웠다.
취재진이 김종국 감독에게 "포수들의 상황이 어떤가"라고 물었다. 주전포수 박동원의 이적으로 인해 포수는 취약 포지션이었다. 돌아온 답은 "얼마나 우리 포수들이 수비 잘하는데요"라며 자신했다. "어제도 점수 안주었다. 위기때에 LG에게 점수 안주었다"며 자랑을 했다. 20일 광주 경기에서 단 1점만 내주고 승리를 한 것도 포수들의 수비 덕택이라는 것이다.
LG는 요즘 빠른 주자가 나가면 도루로 상대를 뒤흔드는 시험을 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다. KIA 포수들의 송구능력, 투수들의 퀵모션을 시험해볼 대목이었다. 20일과 21일 광주에서 LG는 모두 10번의 도루를 시도했다. 이 가운데 한 번은 투수 견제사, 두 번의 포수에 당했고 7번 성공했다.
KIA는 견제를 포함해 세 번의 도루를 저지시켰다. 저지율 3할이면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대놓고 뛰는 상황에서 높은 확률도 아니었다. 포수의 능력은 송구 뿐만 아니라 블로킹, 플레이밍, 그리고 가장 중요한 볼배합 등 평가항목이 많다. 김 감독은 "볼배합을 비롯해 수비력이 많이 좋아졌다"며 종합점수를 높게 평가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수비력에 큰 방점을 두었다. "포수는 디펜스가 우선이다. 타격은 둘째이다. 타격은 작전수행 능력을 주문하고 있다. 그렇게 준비를 잘해주고 있다. 배터리코치부터 승택, 효상, 범수가 경쟁도 하면서 팀이 좋아지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시범경기에서 3명의 포수들의 타격성적을 보면 답이 나온다. 한승택은 10타수 무안타, 신범수는 4타수 무안타이다. 주효상이 유일하게 안타를 기록했다. 11타수 2안타(.182)이다. 세 포수의 도합 타율은 25타수 2안타, 8푼이다. 그래도 김감독은 꾹참고 수비력을 강조하고 있다. 번트와 주자 진루 능력만 보여주어도 만족한다는 것이다.
정규시즌의 주전포수는 한승택으로 발령을 냈고 주효상은 제 2의 포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승택이는 1군 경험이 많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갔고 풀타임으로 계속 있었다. 디펜스는 안정되어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이다. 효상이는 스타팅으로 나가기는 쉽지 않지만 한 주에 한 두 번 마스크를 쓸 것이다. 1군 경험이 있어 보탬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