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구가 미국 드림팀을 꺾고 14년 만에 세계 정상에 올라섰다.
일본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일본은 1라운드 4전 전승에 이어 8강에서 이탈리아, 4강에서 멕시코를 꺾고 결승에 올라 2009년 이후 14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투타겸업으로 우승을 이끈 오타니 쇼헤이는 MVP의 영예를 안았다. 반면 디펜딩챔피언이자 야구 종주국 미국은 일본의 벽에 막혀 2연패에 실패했다.
후공으로 배정된 일본은 라스 눗바(중견수)-곤도 겐스케(우익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요시다 마사타카(좌익수)-무라카미 무네타카(3루수)-오카모토 가즈마(1루수)-야마다 테츠토(2루수)-겐다 소스케(유격수)-나카무라 유헤이(포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이에 미국은 무키 베츠(우익수)-마이크 트라웃(중견수)-폴 골드슈미트(1루수)-놀란 아레나도(3루수)-카일 슈와버(지명타자)-트레이 터너(유격수)-J.T. 리얼무토(포수)-세드릭 멀린스(좌익수)-팀 앤더슨(포수) 순으로 맞섰다.
선취점은 미국의 차지였다. 2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터너가 일본 선발 이마나가 쇼타를 상대로 기선을 제압하는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다. 2B-1S 유리한 카운트에서 이마나가의 4구째 91.5마일 포심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터너는 이번 대회 5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지난 2006년 1회 대회 이승엽(현 두산 감독)의 단일 대회 최다 홈런 타이기록에 도달했다.
일본이 2회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준결승전 끝내기의 주인공 무라카미가 선두로 나서 동점 솔로홈런을 쏘아올린 것. 등장과 함께 미국 선발 메릴 켈리의 초구 92.4마일 포심패스트볼을 제대로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이후 오카모토, 겐다가 안타, 나카무라가 풀카운트 끝 볼넷으로 1사 만루 밥상을 차렸고, 눗바가 바뀐 투수 애런 루프를 만나 1타점 역전 내야땅볼을 기록했다.
일본은 멈추지 않았다. 4회 선두로 등장한 오카모토가 미국의 세 번째 투수 카일 프리랜드를 상대로 달아나는 솔로홈런을 쳤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2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양 팀은 후반부 결정적 찬스를 한 차례씩 놓쳤다. 일본은 6회 2사 후 3타자 연속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맞이했지만 눗바가 우익수 뜬공에 그쳤고, 미국은 7회 무사 1, 2루서 트라웃이 우익수 뜬공, 골드슈미트가 병살타로 이닝을 강제로 종료시켰다.
미국은 8회 내셔널리그 홈런왕 슈와버가 구원 등판한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솔로홈런을 터트렸지만 동점을 만들기엔 역부족이었다.
일본은 3-2로 앞선 마지막 9회 마무리투수로 등판한 오타니의 호투를 앞세워 미국을 꺾고 세계 정상에 올랐다. 오타니는 선두 제프 맥닐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베츠를 병살타 처리한 뒤 마지막 팀 동료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 처리, 경기를 끝냈다.
일본은 선발 이마나가(2이닝 1실점)를 시작으로 도고 쇼세이-다카하시 히로토-이토 히로미-오타 다이세이-다르빗슈-오타니 순의 짠물 계투로 미국 타선을 봉쇄했다. 타선에서는 홈런 포함 2안타의 오카모토와 동점 솔로포를 터트린 무라카미가 빛났다.
반면 미국은 선발 메릴 켈리가 1⅓이닝 2실점으로 내려간 뒤 애런 루프-카일 프리랜드-제이슨 아담-데이비드 베드너-데빈 윌리엄스 순의 불펜이 호투했지만 타선 침묵에 울었다. 트라웃과 골드슈미트 두 간판타자의 부진이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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