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류’ 투수 오타니 vs 천재 타자 트라웃. 전 세계 야구팬들이 바라는 장면일 것이다.
절대 물러설 수 없는 결승전 빅매치에서 투수 오타니 쇼헤이와 타자 마이크 트라웃의 맞대결을 볼 수 있을까.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미국과 일본이 맞붙는다. 2006년과 2009년 1~2회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일본은 14년 만에 다시 우승에 도전한다. 미국은 2017년 4회 대회 우승팀으로 디펜딩 챔피언이다. 2연패에 도전한다.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에서 함께 뛰는 동료 사이인 오타니와 트라웃은 WBC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맞대결을 하게 된다. 오타니는 일본을 대표하는 스타, 트라웃은 미국을 대표하는 주장이다. 두 선수 모두 WBC는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이다.
오타니는 투타 겸업으로 메이저리그의 핫 아이콘이 됐다. 트라웃은 야구 천재로 빅리그 데뷔부터 줄곧 톱클래스를 유지하고 있다.
오타니는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고, 지난 시즌에는 타자로 157경기 타율 2할7푼3리 34홈런 95타점 OPS .875, 투수로 28경기(166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맹활약했다. 63홈런을 친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에 밀려 MVP 투표 2위였다.
트라웃은 아메리칸리그 MVP를 무려 3차례 (2014년, 2016년, 2019년)나 수상했다. 지난해 잔부상을 겪으며 119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 40홈런 80타점 OPS .999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WBC에서 두 선수의 타격 성적을 보면 닮은꼴이다.
트라웃= .318/.444/.591, 1홈런 7타점 2루타 1개, 3루타 1개. OPS 1.035
오타니= .450/.621/.800, 1홈런 8타점 2루타 4개, 도루 1개. OPS 1.421
트라웃은 지난 14일 캐나다전에서 1회 선제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12-1 콜드게임 승리를 이끌었다. 오타니의 홈런은 12일 호주전에서 1회 선제 스리런 홈런으로 터졌고, 일본이 7-1로 승리했다.
MLB.com은 21일 미국과 일본의 결승전 빅매치가 성사되자 ‘절대적이고 궁극적인 완벽한 엔딩, 트라웃 vs 오타니’라는 제목의 기사로 두 선수의 맞대결을 기대했다. 타격 대결이 아닌 투수 오타니와 타자 트라웃의 승부.
오타니는 이번 대회에서 선발 투수로 2경기(8⅔이닝)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하며 일본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오타니는 21일 4강전에서 멕시코에 승리한 후 “결승에서 구원 투수로 던질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시절 일본시리즈에서 지명타자로 출전했다가 경기 후반 구원 투수로 등판한 경험이 있다.
MLB.com은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오랜 세월 동안 회자될 맞대결이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언급하며 “미국 팀의 주장이자 슬러거를 상대로 야구계에서 가장 짜릿하고 흥미로운 투수이자 지명타자가 마운드에 올라온다면, 반드시 지켜봐야 할 야구 장면이다”라고 전했다.
9회초 오타니가 투수로 던지고, 타석에 트라웃이 들어선다면. WBC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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