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뎁스가 좋아진 것 같다.”
지난해 SSG를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으로 이끈 김원형 감독도 한화의 달라진 힘을 체감했다. 지난 20~21일 대전에서 한화 상대로 시범경기를 가진 SSG는 1패1무로 물러났다. 20일 첫 경기에서 1-10 완패를 당했다.
21일 경기를 앞두고 김원형 감독은 “한화가 좋아진 것 같다. 우리도 100% 라인업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딱 봤을 때 뎁스가 강해진 느낌이다. 채은성이 중심에 들어오면서 노시환과 함께 타선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우승 감독이 인정할 정도로 한화의 뎁스, 선수층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지난 몇 년간 전면 리빌딩으로 내부 육성에 집중했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나진 않았다. 이에 오프시즌 FA 채은성, 이태양, 오선진 그리고 이명기까지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선수층을 늘리며 경쟁 체제를 구축했다.
신인 드래프트 1~2라운드로 뽑은 김서현과 문현빈까지, 투타에서 즉시 전력이 되는 특급 신인들까지 가세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존 선수들의 분발까지 이어지면서 팀 내부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캠프 연습경기 5승1패1무에 이어 시범경기도 5승2패1무로 3위에 오르며 이기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부임 후 2년 내내 선수 부족에 시달렸던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지금은 전혀 다른 고충과 맞닥뜨렸다. 지난 2년은 캠프 때부터 시범경기까지 1~2군의 선수 이동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여러 선수들을 두루 체크하며 모든 가능성을 눈여겨보기 위함이었지만 반대로 보면 그만큼 뚜렷한 1군 전력이 부족했다.
올해는 1~2차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2군에서 1군으로 올라간 선수가 없었다. 시범경기 개막 후 사인&트레이드로 온 베테랑 외야수 이명기가 1군에 오른 게 처음. 팀 내 부족한 좌완 투수 자리에 김기중이 지난주 1군에 온 것이 지금까지 추가 합류의 전부다. 이제는 시즌 개막이 열흘밖에 남지 않아 수베로 감독이 직접 두 눈으로 2군 선수를 체크할 시간이 없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1~2년과 비교하면 뎁스가 확실히 좋아졌다. 내부 경쟁을 위해선 뎁스가 기반이 돼야 하는데 지금 거의 모든 포지션이 그렇게 되고 있다”며 “(2군에 있는) 외야수 유로결, 권광민, 유상빈, 유격수 한경빈 같은 좋은 선수들을 시범경기에서 못 본 게 아쉽다. 지금 1군에 있는 선수들이 악착같이 하면서 내려가지 않으려 한다. 그러다 보니 2군 선수들을 못 본다”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1군에서 뛸 자리가 마땅치 않아 경기를 뛰게 하기 위해 2군에 간 외야수 장운호 같은 선수도 있다. 수베로 감독은 “장운호는 우리 팀에서 외야 수비를 가장 잘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외야 3개 포지션 모두 가리지 않고, 타구가 맞는 순간 퍼스트 스텝이 좋다. 경기 감각 유지 차원에서 2군에 보냈다”며 “장운호의 수비 능력은 충분히 알고 있고, 못해서 2군에 보낸 게 아니다. 개막 로스터에서 배제하지 않았다”는 말로 2군에 있는 선수들의 동기 부여에도 신경썼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