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MVP, 한국시리즈 우승, 올림픽 금메달, 메이저리그 경험까지. 선수로서 웬만한 것을 다 이뤄본 김광현(35·SSG)이지만 아직 해보지 못한 것이 있으니 개막전 승리다.
지난 2007년 데뷔 후 올해로 KBO리그 14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김광현은 개막전에 총 3차례 선발등판했다. 8년차였던 2014년 처음 개막전 선발이 됐는데 부상 등을 이유로 명성에 비해 개막전 선발 자체가 많지 않았다.
첫 개막 선발이었던 지난 2014년 3월29일 문학 넥센전 5이닝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패전을 안았고, 2016년 4월1일 문학 KT전에도 4⅔이닝 9피안타(2피홈런) 2볼넷 1사구 4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가장 최근이었던 2019년 3월23일 문학 KT전은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7탈삼진 4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개막전 통산 성적이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8.04로 김광현의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다.
올해 김광현은 4번째 개막전 선발 출격이 유력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로 예년보다 빠르게 몸을 만들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지난 10일 일본전 선발로 나서 2이닝 59구를 던진 김광현은 열흘 휴식을 갖고 시범경기 첫 등판인 21일 대전 한화전에 3⅔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내달 1일 인천 홈에서 열리는 KIA와의 개막전 선발로 김광현을 염두에 두고 있다. WBC 참가로 예년과 다른 시즌 준비 과정이라 조심스레 접근하고 있지만 김광현은 준비가 돼 있다.
그는 “아직 감독님과 개막전에 대해 얘기한 것은 없지만 개막전에 나갈 수 있다면 나가야 한다.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며 “이제 베테랑인데 개막전 선발로 기회를 받는 것 자체가 좋다. 영광스러운 일이다”고 반겼다.
그동안 큰 경기를 숱하게 치러본 김광현이지만 시즌 개막전이 주는 설렘과 떨림은 확실히 다르게 느껴진다. 그는 “항상 매년 개막전이 제일 떨리고 긴장된다”며 “개막전에 최고 컨디션으로 나갈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