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보다 힘이 있다"...'건강한' 양창섭은 구속 대신 무엇을 택했나 [오!쎈 대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3.21 17: 20

양창섭(24)이 삼성의 5선발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건강하면’이라는 전제가 붙는 또 다른 에이스급 잠재력을 지닌 영건이 다시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양창섭은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2피안타 무4사구 2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역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양창섭은 이날까지 비자책점 행진을 이어가면서 시범경기 2경기 7⅔이닝 비자책점,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 양창섭 /OSEN DB

이날 양창섭의 투구는 군더더기 없었고 깔끔했다. 1회부터 4회까지 큰 위기를 만들지 않았다. 2회 2사 후 고승민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빗맞았다. 유격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타구였다. 4회 2사 후 전준우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유격수 이재현의 실책이 나오면서 2사 2루 위기를 맞이했고 고승민에게 우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첫 실점했다. 그러나 비자책점. 
고승민에게 맞은 타구가 유일하게 정타의 타구일 정도로 양창섭은 공에는 힘이 있었다. 패스트볼(37개) 최고 구속은 144km였고 대부분 140km 초반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구속 이상의 힘으로 롯데 타자들의 배트가 밀리게끔 했다. 체인지업 7개, 슬라이더 8개, 커브 6개로 타이밍을 뺏기도 했다. 
이날 중계를 맡은 박재홍 해설위원은 “양창섭의 공은 찍히는 구속보다 힘이 있다. 공을 찍어 누르는 힘이 좋다. 구속도 점점 올라온다. 타자들이 더 빠르게 느껴질 것이다”라면서 양창섭의 뛰어난 구위를 칭찬했다.
경기 후 양창섭은 "일단 컨트롤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좀 더 정확하게 던지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라면서 작년이나 재작년 같은 경우에는 제가 계속해서 세게 던지려고 했다. 100%, 120%의 힘으로 던지려고 했으면 지금은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면서 힘을 빼고 효율적으로 던지려고 했다"라고 이날 등판을 평가했다.
이어 "구속 자체에 대한 욕심은 있다. 하지만 지금은 컨트롤에 신경쓰고 싶고 강한 공에 대한 마음을 조금 내려놓았다"라고 설명했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양창섭은 데뷔시즌 19경기 7승6패 평균자책점 5.05의 기록을 남겼다. 선발로서 인상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양창섭의 관건은 언제나 부상이었다. 2019년 시즌을 앞두고 양창섭은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기나 긴 재활에 돌입했다. 2020년 막판에서야 돌아왔고 이후를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2021년에는 허리 부상으로 9경기 1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60에 머물렀고  지난해도 6경기 2승3패 평균자책점 8.41의 기록만 남긴 채 어깨 부상으로 온전히 한 시즌을 채우지 못했다. 부상으로 만년 기대주에 머물고 있었다.
양창섭 스스로도 풀타임 완주에 대한 욕심이 강하다. 그는 "올해 훈련을 많이 했다. 못하고 부상을 당하면 또 후회가 되고 아쉬우누니까 제가 한 만큼 더 잘하고 싶다"라면서 "부상도 신경을 많이 쓰면서 올해는 꼭 풀타임을 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재능과 잠재력은 충분하다. 마운드의 미래를 책임질 양창섭의 선발투수 안착은 삼성에도 중요한 과제다. 이제 양창섭이 건강한 내용으로 스스로 증명하기만 하면 된다. 시범경기에서 과정은 착착 이뤄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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