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마치고 돌아온 김광현(35·SSG)이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호투했다. 지난 2014·2016·2019년에 이어 개인 통산 4번째 개막전 선발 출격 가능성을 높은 복귀전이었다.
김광현은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3 KBO리그 한화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3⅔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광현의 실전 등판은 국가대표 은퇴 선언과 함께 마지막 경기가 된 지난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B조 일본전(2이닝 59구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4실점 패전) 이후 11일 만이다.
열흘 휴식을 갖고 이날 시범경기에 첫선을 보인 김광현은 첫 타자 이원석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잡고 시작했다. 정은원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노시환을 3루 땅볼 유도, 5-4-3 병살타로 첫 이닝을 공 10개에 끝냈다.
2회에도 김태연을 바깥쪽 낮게 깔리는 직구로 루킹 삼진 잡은 뒤 김인환을 투수 땅볼, 박정현을 2루 땅볼로 삼자범퇴 요리. 3회 역시 이진영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잡고 시작한 김광현은 최재훈을 커브로 우익수 뜬공, 장진혁을 슬라이더로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에는 선두 이원석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첫 볼넷을 허용한 뒤 노시환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김태연을 상대로 절묘한 커맨드와 볼 배합을 보였다.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슬라이더를 몸쪽 낮게 찔러넣어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김태연이 이날 김광현의 마지막 상대 타자였다. 예정된 투구수 55개에서 1개가 빠진 54개를 던지고 내려갔다. 이닝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게 조금 아쉬웠지만 복귀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구원으로 올라온 노경은이 김인환을 2루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내면서 김광현도 무실점으로 이날 경기를 끝마쳤다.
일본전에서 최고 92.5마일(약 149km) 공을 던진 김광현이지만 이날은 최고 구속 146km를 던졌다. 평균 143km 직구(18개)보다 슬라이더(19개), 체인지업(10개), 커브(7개)로 변화구 위주로 던지며 컨디션 조절에 집중했다. 내달 1일 인천 홈에서 열리는 KIA와의 시즌 개막전 선발등판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경기 후 김광현은 “(WBC에서) 완전히 집중하는 경기를 하다 긴장이 조금 풀린 느낌이었다. 4회 제구가 흔들려 위기를 만들어놓고 내려온 게 아쉽다. 그것 말고는 괜찮았다”며 “개막전 선발로 나갈 수 있다면 나가야 한다. 이제 베테랑이 됐는데 개막전 선발로 나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다. (김원형) 감독님과 개막전 선발에 대해 얘기한 것은 아직 없다. 언제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나갈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날 3년차 포수 유망주 조형우와 첫 배터리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김광현은 “베테랑 포수 2명이 있지만 (팀 미래를 보면) 앞으로 형우가 팀을 이끌어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오늘 같은 시범경기에 호흡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1점 리드 상황이나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어떻게 리드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형우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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