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라는 시간이 도전의 시간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재일교포 외야수 안권수(30)는 한국에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시즌, 확실한 주전 선수로 도약하려고 한다. 롯데의 ‘돌격대장’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안권수는 지난 2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4안타 1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1회 우전 안타, 3회에는 중전 안타, 5회에는 좌전 안타, 7회에는 우전 안타를 기록했다. 4타석 모두 타구 방향 자체가 골고루 형성되는 등 이상적인 타격 모습을 보여줬다. 이로써 안권수의 시범경기 타율은 6할9푼2리(13타수 9안타)로 급상승했다. 3득점 2타점의 기록.
안권수는 올해 롯데 유니폼을 새롭게 입었다.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9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안권수. 재일교포로 일본 명문 와세다 대학교를 나왔고 독립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력의 소유자인 안권수다. 그러다 할아버지의 나라인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기 위해 대한해협을 건너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다.
3년 간 두산에서 활약했고 지난해 두산 외야 한 자리를 잠시 차지하는 등 자리를 잡는 듯 했다. 지난해 타율 2할9푼7리(239타수 71안타) 20타점 43득점 OPS .711의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병역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안권수는 병역법에 의거해 한국에서 현역생활을 이어가기 위한 시간은 1년 뿐이었다. 안권수는 두산과 합의 하에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됐고 안권수도 일본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롯데가 안권수를 다시 붙잡았고 안권수 역시 롯데에서 재도전을 선택했다.
안권수에 허락된 시간은 1년이 끝일 수 있다. 그러나 안권수는 마지막 1년이 될 수도 있는 시간, 혼을 불태울 각오를 하고 있다. 고된 훈련의 연속이었던 스프링캠프 기간, 안권수의 파이팅으로 롯데 선수들은 잠시나마 웃을 수 있었다. 안권수는 롯데에 새로 합류한 분위기메이커였다. 그만큼 팀에 빠르게 녹아들었고 기존 선수들도 안권수를 편견 없이 받아들였다.
물론 롯데는 안권수를 ‘치어리더’로 영입한 게 아니다. 안권수의 기량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영입했다. 스프링캠프 모습을 지켜본 구단 관계자들은 올해 안권수를 향한 기대감이 상승했다.
시범경기가 아니라 정규시즌 활약이 이어져야 하지만 안권수 입장에서는 경쟁을 해야 하기에 페이스를 늦출 수 없다. 캠프 내내 붙어다녔던, 지난해 롯데의 히트상품 황성빈과 리드오프와 중견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황성빈도 7경기 타율 4할1푼2리(17타수 7안타) 4득점 4도루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안권수 못지 않은 타격감에 누상에서는 더욱 활발하게 누비고 있다. ‘돌격대장’ 경쟁은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셈.
시범경기 롯데는 최하위에 놓여있다. 그러나 후끈 달아오른 경쟁은 새로운 기대감을 피어오르게 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