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을 결승전에 올려놓은 승리투수는 은퇴를 앞둔 애덤 웨인라이트(4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였다. 1981년생 만 42세 노장으로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지만 “돈 때문이 아니라 미국을 대표해 나온 것이다”며 첫 WBC에서 투혼을 불살랐다.
웨인라이트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3 WBC 쿠바와의 4강 준결승에 선발등판, 4이닝 5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 호투로 미국의 14-2 대승에 발판을 마련했다.
1회 시작부터 3연속 내야 안타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린 웨인라이트는 알프레도 데스파이그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1회부터 무너지는가 싶었지만 노장의 힘은 그때부터 발휘됐다.
주무기 커브를 앞세워 후속 3타자를 침착하게 범타 요리, 대량 실점 위기를 벗어난 웨인라이트는 4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4이닝 1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총 투구수 64개로 최고 구속은 88.6마일(142.6km)에 그쳤지만 커브(25개), 싱커(17개), 커터(14개), 포심 패스트볼(6개), 체인지업(2개) 등 5가지 구종을 효과적으로 섞었다.
웨인라이트는 지난 12일 영국과의 D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도 선발등판,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미국의 6-2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이번 WBC 2경기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평균자책점 2.25로 활약했다.
웨인라이트는 지난 2005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세인트루이스에서만 17시즌을 보낸 원클럽맨. 통산 457경기(2567⅓이닝) 195승117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3.38 탈삼진 2147개를 기록하며 올스타 3회에 선정됐다. 지난 2006년 세인트루이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순간을 장식한 경험도 있다.
지난해 10월 세인트루이스와 1년 재계약한 웨인라이트는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예고했다. 마지막 시즌 준비에 집중해야 할 시기이지만 미국을 대표해 WBC에 나왔다. 많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WBC를 불참했지만 은퇴가 머지않은 웨인라이트는 5번째 대회를 맞아 처음으로 WBC에 출전했다.
처음이자 미지막 WBC에서 웨인라이트는 잊을 수 없는 경험과 추억을 쌓고 있다. 쿠바전 승리 직후 ‘폭스스포츠’ 켄 로젠탈 기자와 현장 인터뷰를 가진 웨인라이트는 “나라를 대표해 싸우고 있다. 돈 때문에 WBC를 뛰는 게 아니다. 야구를 사랑하고, 이 나라를 사랑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지금 여기 있는 게 매우 자랑스럽다”며 WBC에 출전비를 받기 위해 나온 게 아니라 야구와 나라를 대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웨인라이트는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가장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 던졌다. 경기 내내 팬들이 열광했다. 벤치에서 말하는 것이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며 “WBC는 좋은 경험이다. 시즌 들어가서도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