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새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33)가 1선발 기대에 걸맞은 모습으로 호투 행진을 이어갔다.
스미스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3 KBO리그 SSG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4⅓이닝 1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한화의 10-1 완승과 함께 스미스는 선발승을 따냈다.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14일 대전 KIA전 4이닝 3피안타 1사구 4탈삼진 1실점에 이어 또 한 번 호투. 앞서 3일 SSG전(2이닝 무실점), 8일 삼성전(2⅓이닝 무실점)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까지 포함하면 실전 4경기에서 12⅔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71로 안정감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스미스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에서 돌아온 최지훈, 최정이 포함된 SSG 타선을 압도했다. 4회 1사에서 전의산에게 좌전 안타를 맞기 전까지 노히터 투구를 펼쳤다.
2회 최경모에게 초구 볼 이후 3연속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힘 있는 하이 패스트볼에 배트가 따라가지 못했다. 3회 안상현도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잡은 스미스는 좌타자 이정범에게도 몸쪽 낮게 꽉 차는 직구로 루킹 삼진 잡는 커맨드도 자랑했다. 5회에도 좌타자 김민식에게 같은 코스에 직구를 던져 또 한 번 루킹 삼진.
이날 스미스는 최고 154km, 평균 150km 힘 있는 직구로 SSG 타자들을 눌렀다. 193cm 102kg 거구에 릴리스 포인트를 최대한 앞으로 끌고 와서 던지는 스미스의 직구는 볼끝이 살아 들어오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회전이 좋다. 하이 패스트볼뿐만 아니라 좌타자 상대 몸쪽 낮은 코스도 깊게 찔러넣는 커맨드도 있다.
앞서 KIA전에는 4회 구속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지만 이날은 꾸준히 구속도 유지했다. 직구(26개) 투심(10개) 외에도 체인지업(10개), 커브(8개), 슬라이더(3개) 등 변화구를 카운트 잡는 용도로 잘 썼다. 한화가 왜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를 투자해 1선발로 낙점했는지 보여준 투구였다.
경기 후 스미스는 “전체적으로 마음에 드는 피칭이었다. 지난 경기에 이닝이 거듭될수록 구속이 떨어져 오늘은 지구력 향상에 신경을 썼다. 초반부터 힘을 다 쓰지 않고 마지막까지 힘 있게 던지기 위해 노력했다. 직구와 변화구 모두 적절히 섞으며 공격적인 투구도 이뤄졌다”고 만족하면서 개막전 선발에 대해 “큰 욕심은 없다 개막전 선발로 던지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괜찮다. 시즌에 들어가면 여러 가지 이유로 로테이션 순서가 바뀐다. 개인적으로야 개막전 선발을 던지고 싶지만 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팀의 미래를 위해 국내 투수를 개막전 선발로 쓰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지난 2년간 김민우가 개막전 선발로 나섰는데 지금 스미스의 모습이라면 꽤 고민이 될 것 같다. 한화는 내달 1일 서울 고척돔에서 키움을 상대로 개막전을 갖는다. 키움은 지난해 골든글러브 투수 안우진이 개막전 선발로 나설 게 유력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