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1루가 더 편해요".
이적생의 말 한마디가 초긴장 상황을 몰고 왔다. KIA타이거즈 1루 포지션 경쟁이다.
시범경기들어 이적생 변우혁(23)이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애리조나와 오키나와 캠프에서 홈런 두 방을 쏘아올리더니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했다. 시범경기에서도 3할8푼9리의 고타율을 휘두르고 있다.
지난 18~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이틀연속 멀티히트를 날렸다. 첫 날은 단타 2개를 터트렸고, 다음날은 2루타와 쐐기 투런포까지 날렸다. 처음으로 홈팬들 앞에서 제대로 이적 신고식을 했다.
19일 경기는 장타쇼였다. 5회 잘던지던 두산 선발 최승용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날려 3득점의 발판을 놓았다. 8회에서는 김지용의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좌월 투런아치를 그렸다. 6-1에서 8-1로 쐐기를 박는 대포였다.
장타력을 갖춘 우타거포의 특징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50km를 던지는 한승혁을 내주고 변우혁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유를 실력으로 증명했다.
변우혁의 포지션은 1루와 3루수이다. 원래는 3루를 주로 맡았다. 수비범위를 좁지만 포구나 송구 모두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1루수로 많이 나서고 있다.
1루의 주전은 황대인이다. 유망주로 입단해 포지션을 찾지 못하다 2021년 중반부터 1루수를 꿰찼다. 2022시즌은 14홈런과 91타점을 올리며 확실한 주전으로 발돋음했다.
그런데 변우혁이 입단하면서 경쟁지대가 되었다. 원래는 변우혁을 백업으로 활용하는 밑그림이었다. 그러나 캠프에서 이범호 타격코치의 조련을 받아 하체이동과 타이밍 잡기에 눈을 뜨면서 타격이 일취월장했다.
게다가 박기남 수비코치의 도움으로 수비력도 크게 개선되었다. 급기야 경기를 마치고 "요즘은 1루를 많이 봐서 그런지 1루가 더 편하다. 여러가지 상황을 미리 생각하니까 잘 된다"고 밝혔다.
황대인이 긴장할 수 밖에 없는 말이었다. 황대인은 시범경기에서 부진하다. 6경기에서 19타수 3안타 1할5푼8리에 그치고 있다. 홈런은 없고 2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러다간 개막 1루수 자리가 변우혁의 차지가 될 수도 있다. 그야말로 번우혁의 분발과 함께 1루가 초긴장지대가 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