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패배가 하필 8강 토너먼트 게임에서 나왔다. 조별리그 4연승으로 8강전 선착했지만 미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주전 2루수 호세 알투베(33)가 사구 부상으로 손가락 골절상까지 당해 베네수엘라는 그야말로 초상집이 됐다.
베네수엘라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3 WBC 2라운드 8강 토너먼트에서 미국에 7-9 재역전패를 당했다. 7회까지 7-4로 앞섰지만 8회 트레이 터너에게 역전 결승 만루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베네수엘라는 ‘죽음의 조’ D조에서 중남미 라이벌 도미니카공화국(5-1), 푸에르토리코(9-6)를 연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 니카라과(4-1), 이스라엘(5-1)까지 꺾고 4전 전승으로 1라운드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8강에서 미국에 첫 패를 당하며 WBC를 마감했다.
패배보다 더 아픈 건 알투베의 사구 부상이었다. 알투베는 2-5로 뒤진 5회 무사 2,3루에서 미국 투수 다니엘 바드의 5구째 95.9마일(154.3km) 싱커에 오른손을 맞고 쓰러졌다. 피할 새도 없이 빠르게 날아온 공이었고, 알투베는 대주자 루이스 렌기포와 교체돼 경기에 빠졌다.
‘ESPN’을 비롯해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알투베는 오른손 엄지손가락 골절로 드러났다. 소속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20일 추가 검사 후 알투베의 정확한 부상 상태를 공개할 예정.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오마르 로페즈 베네수엘라 감독은 “알투베의 부상이 너무나도 걱정된다. 슬픔과 좌절감을 느낀다”며 “이번 대회에 참가한 모든 선수가 건강하길 바랐다. 알투베가 쓰러졌을 때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어느 순간 덕아웃이 조용해졌다. 팀 전체가 알투베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랐다.
베네수엘라 포수 살바도르 페레즈는 “우리 선수들 모두 알투베를 걱정했지만 경기에 집중해야 했다. 경기 후 그가 골절상을 입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기도 지고, 두 배로 잃은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멀티 홈런을 터뜨린 루이스 아라에즈도 “경기에 집중하려 했지만 (알투베 부상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알투베가 빨리 낫길 바란다”고 말했다.
극적으로 승리한 미국 대표팀 마무리투수 라이언 프레슬리도 같은 휴스턴 소속인 알투베의 상태부터 걱정했다. 9회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고 세이브를 올린 프레슬리는 “알투베가 무사하길 바란다. 그는 휴스턴 라인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오늘 밤 늦게나 내일 아침에 아무 일 없다는 소식을 들을 것으로 확신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휴스턴 원클럽맨으로 뛰고 있는 알투베는 12시즌 통산 1578경기 타율 3할7리 1935안타 192홈런 686타점 279도루 OPS .830을 기록 중인 특급 2루수. 168cm 작은 키에도 30홈런 시즌이 두 번이나 된다. 2017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비롯해 올스타 8회, 실버슬러거 6회, 타격왕 3회, 월드시리즈 우승 2회 경력을 자랑한다. 이번 WBC에선 5경기 타율 2할1푼4리(14타수 3안타)에 홈런과 타점은 없었다. 사구 부상까지 당하면서 시즌 준비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