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45홀드 듀오’ 주권과 김민수가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 등록이 물 건너갔다. 예상치 못한 부상 악재에 빨간 불이 켜졌지만 대안이 없는 건 아니다. ‘안경 에이스’ 박세웅(롯데)의 친동생으로 잘 알려진 좌완 박세진이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계투진의 새로운 활력소로 급부상했다.
경북고를 졸업한 뒤 2016년 KT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세진은 1군 통산 20경기에 등판해 1승 9패 평균자책점 9.14을 남겼다.
박세진은 2021년 1월 사회복무요원으로 군에 입대해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근무지가 어린이집으로 배정되며 개인훈련 시간이 많았고 그는 퇴근 후 대구의 한 트레이닝센터로 향해 틈틈이 소집해제 이후를 준비했다.
그 결과 95kg에서 82kg까지 체중을 감량했다. 소집해제 후 마무리캠프에 합류했을 때 KT 선수단이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몸이 홀쭉해졌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한 뒤 3kg 더 감량하며 한층 더 날렵해졌다. 체중 감량에 성공한 그는 몸이 가벼워지면서 컨디션을 조금만 더 올리면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18일 대구 삼성전. 박세진은 3-0으로 앞선 6회 팀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김현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박세진은 구자욱에게 볼넷을 내줬다. 곧이어 호세 피렐라를 병살타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7회 선두 타자 오재일을 삼진 아웃시킨 박세진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세진은 “생각대로 준비 잘 되고 있다. 던질 때 감은 확실히 좋아졌다. 마운드에서 제 공을 던지는 게 좋아진 부분”이라면서 “지금 중간 투수로 나가는데 (쓸데없는) 투구 수를 줄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박세진에게 “쓰리볼부터 시작하지 마라”고 웃으며 한 마디 던졌다. 이에 박세진은 “그 부분을 보완하면 더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 저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계속 경기를 하면서 조금씩 (영점을) 찾아가고 있다. 제구는 감각보다 자신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불펜에서 스트라이크를 잘 던지는데 경기할 때 그러지 못하는 투수들이 있는데 결국 자신감의 차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박세진은 “일단 풀타임을 소화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개인적으로 중간에서 50이닝을 던지고 싶긴 하다. 무엇보다 벤치에서 나가라고 하면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 제 역할을 소화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