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가 이긴다.”
카를로스 수베로(51) 한화 감독이 활짝 웃었다. 시범경기 공동 1위로 한화가 잘 나가고 있는 가운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고국 베네수엘라의 선전도 수베로 감독을 미소짓게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를 연파하며 D조에서 4전 전승 조 1위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디펜딩 챔피언’ 미국과 8강 단판 승부를 벌인다.
남미의 야구 강호 베네수엘라는 그동안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06년 첫 대회는 2라운드 진출에 만족했고, 2009년에는 4강에 올랐지만 준결승에서 선발 윤석민의 호투와 추신수, 김태균의 홈런을 앞세운 한국에 2-10 충격적인 완패를 당했다.
2013년에는 1라운드 1승2패로 조기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고, 2017년에도 2라운드에서 3전 전패로 아쉬움을 삼켰다. 메이저리그에서 날고 기는 스타 선수들로 구성된 전력에 비해 WBC에서 유독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WBC에선 조별리그 4전 전승으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도미니카공화국(5-1), 푸에르코티로(9-6) 같은 중남미 강호들을 연이어 꺾으며 안정된 투타 밸런스를 보이고 있다.
WBC 초반부터 “베네수엘라 경기를 봤냐”며 고국의 선전을 홍보하던 수베로 감독도 8강 진출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많은 베네수엘라 대표팀을 봐왔다. 이전에는 거물급 선수들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최근에 올스타 반열에 오르거나 그 문턱에 있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큰 심장과 악바리 근성이 있는 선수들로 꾸려져 팀이 단단한 느낌이다. 그래서 더 특별하다”고 말했다.
물론 지금도 투수 마틴 페레즈(텍사스), 포수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 내야수 호세 알투베(휴스턴), 외야수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지명타자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등 메이저리그 특급 스타들이 포지션별로 포진해 있지만 수베로 감독은 내야수 에우제니오 수아레즈(시애틀), 외야수 앤서니 산탄데르(볼티모어), 데이비드 페랄타(LA 다저스)를 언급하며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강심장을 지닌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투수 루이스 가르시아(휴스턴), 헤수스 루자르도(마이애미), 내야수 루이스 아라에즈(마이애미), 안드레스 히메네스(클리블랜드) 등 메이저리그 경력 3~4년의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세대 교체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19일 열리는 미국과의 8강 토너먼트 단판 승부도 큰 관심을 모은다. 미국이 올스타 2회 투수 랜스 린을 선발로 내세운 가운데 베네수엘라는 경기 전날까지 선발을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수베로 감독은 “베네수엘라가 미국을 이길 것이다”고 자신하며 “(미국 국적인) 대럴 케네디 코치, 브라이언 오그레디, 버치 스미스와는 바이바이”라고 웃으며 농담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