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을 상대한다는 건 의식하지 않았다. 팀이 이기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그 부분이 기쁘다".
얄궂은 운명이다. 친정팀과의 대결에서 원맨쇼를 펼쳤다.
삼성 외야수 김태훈은 1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시범경기에 6번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1득점으로 5-4 역전승을 이끌었다. 박진만 감독은 "김태훈이 친정팀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KT는 삼성에서 FA 자격을 얻은 김상수(내야수)를 4년 총액 29억 원에 영입했다. 이후 삼성은 보상 선수로 김태훈을 점찍어 데려갔다. 구단 측은 "변화구 대처 능력과 컨택 능력이 뛰어나 대타 요원으로 활용 가치가 높을 뿐더러 팀의 외야 뎁스를 두텁게 해줄 것"이라고 김태훈을 지명한 이유를 밝혔다.
김태훈은 친정팀에 비수를 제대로 꽂았다. 2회 유격수 땅볼, 4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김태훈은 0-3으로 뒤진 7회 추격의 시작을 알리는 한 방을 터뜨렸다. 2사 후 강민호가 좌전 안타로 누상에 나갔다.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태훈은 김민을 상대로 좌월 투런 아치를 빼앗았다. 1구째 투심 패스트볼(145km)을 밀어쳐 좌측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2-3. 김태훈은 3-4로 뒤진 8회 2사 만루에서 중전 안타를 때려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5-4 역전. 삼성은 1점 차 앞선 9회 최충연을 내세워 팀 승리를 지켰다.
이날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 1득점 원맨쇼를 펼친 김태훈은 "친정팀을 상대한다는 건 의식하지 않았다. 팀이 이기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그 부분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홈런은 사실 넘어간 줄 모르고 2루까지 달려갔다. 오늘 라팍에 팬 여러분이 많이 찾아와 주셨는데 그 앞에서 홈런이 나와서 더 기쁘다. 함성을 들으니 벅찬 기분도 들었다. 8회 찬스에서는 기분이 좀 업된 것 같아서 최대한 침착하게 들어서려고 했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