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옵션이 되기를 바란다".
두산베어스 영건 이병헌(19)이 사령탑의 주문에 바로 응답했다. 역전위기에 등장해 아웃카운트 2개를 가볍게 삭제했다. 19살에 걸맞지 않은 강심장을 보였다.
이병헌은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위기를 잠재우는 특급투구를 했다. 3-1로 앞서다 3-3 동점을 내주었고 8회 위기를 부른 상황이었다.
마운드에 오른 베테랑 이형범이 원아웃을 잡았으나 김석환에게 우전안타, 변우혁에게 좌중간 빗맞은 안타를 내주고 위기에 몰렸다. 이승엽 감독은 지체없이 좌완 셋업맨 이병헌을 투입했다.
KIA 타석에는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터트린 김규성이었다. 이병헌은 초구와 2구를 잇따라 변화구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더니 3구째도 몸쪽으로 직구를 던져 삼진으로 잡았다. 김규성이 꼼짝 못하고 당했다. 이어 한승택은 가볍게 3루 땅볼로 유도하고 이닝을 마감했다.
2022 1차지명선수로 입단한 유망주였다. 작년에는 9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가을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기대감을 높였다. 시범경기에서 이날까지 3경기 연속 무실점행진을 펼쳤다. 왼손부재에 시달린 두산 불펜에 단비와 같은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경기전 이승엽 감독은 "확실한 불펜 옵션이 되기를 바란다. 좌타자 많아 좌투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작년 1군 무대 경험하면서 프로에서 통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작년 가을캠프, 봄캠프,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자신감 많이 심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책임감과 역할도 충분히 이야기했으니 잘 인지할 것이다. 병헌이가 좀 더 좋은 역할을 맡기를 희망한다. 이제는 본인의 몫이다. 야구에 집중하고 자신의 위치 잘 생각했으면 좋겠다. 가진 것이 좋으니 본인의 생각보다 훨썬 더 역할이 클 것이다.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령탑의 기대치에 100% 부응하는 완벽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