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특정 투수들이 많은 경기에 자주 등판한 것을 두고 대표팀으로 출전했던 롯데 투수 박세웅은 "그렇게 하라고 국가대표로 뽑아준 것"이라고 답했다.
롯데 박세웅은 18일 선수단에 합류했다. WBC에 출전했다가 지난 14일 귀국한 박세웅과 김원중은 17일까지 개인 휴식 시간을 갖고 이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부터 선수단에 합류한 것.
박세웅은 첫 WBC 출전 경험에 대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었던 것 같고 많이 응원을 해 주시는 팬분들이 많으셨는데 성적이 아쉬워서 죄송스러운 부분도 있는데 다음 대회에는 조금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팬들은 박세웅이 대회에서 무리하지 않았나 걱정을 많이 한다. 박세웅은 대회에 앞서 7일 한신 타이거스와의 공식 평가전에서 2이닝을 던졌고, 10일 일본에서 구원 투수로 나와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루 쉬고 12일 체코전 선발 투수로 등판해 4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박세웅은 "많은 분들이 무리해서 던진 것 아니냐는 말씀을 해주셨다. 경기 나가고 하루 쉬고 바로 선발로 나가는 거에 대한 무리가 없냐라고 물어봐 주셨는데 사실 저희는 그거 하라고 뽑아주신 포지션이고 저희가 그런 능력이 되는 선수라서 뽑아주신 것이기 때문에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대표 발탁이라는 게 그런 일을 하라고 뽑아준 자리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세웅은 일본전에서 4-13으로 크게 뒤진 7회 2사 만루 위기에서 구원 투수로 올라와 1⅓이닝 무실점으로 막은 덕분에 한국은 콜드게임 패배를 모면했다. 체코전 선발을 내정됐지만, 불펜진이 연이어 무너지면서 박세웅까지 등판한 것.
박세웅은 "일본전에서 (7회) 던지고 내려와서, 감독님께서 몇 구 정도에서 끊으면 체코전이 가능할까라고 얘기해 주셨는데 그냥 괜찮다고 말씀을 드렸다. 감독님께서도 또 믿고 체코전 선발로 내보내주셨다. 일본전에 걱정할 만큼 투구수가 아니니어서 괜찮았다. 일본전이 편하게 불펜 피칭하는 날이라 생각하고 체코전을 준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일본전 등판으로 체코전 선발 등판 때 긴장감이 풀렸다고 한다. 박세웅은 "체코전이 첫 등판이 아니라 일본전에서 한 번 던지고, 체코전을 들어갔기 때문에 경기에 대한 적응도나 이런 게 훨씬 좋았던 것 같다. 체코전이 첫 경기였으면 조금 긴장을 했을 수도 있는데, 두 번째 등판이라 긴장감도 많이 줄었고, 오히려 감독님께서 그 전에 경기를 한번 내보내 주셔서 오히려 편하게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무리는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세웅은 이날 불펜 피칭 50구를 던졌다. 서튼 감독은 "날카로운 모습이었고 공이 묵직했다. 정말 좋았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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